나눔의 광장

북한에 석유가 난다면 ?

인쇄

박심온 [p460117s] 쪽지 캡슐

2007-10-16 ㅣ No.1798

 

이 글은 평화신문(10/21/07) <시평>란에 올려진 언론인 송의용님의 글입니다. 못보신 분을 위해 소개합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남북 정상회담은 마지막 날인 4일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 을 발표함으로써 "성공적" 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 선언의 8개항에 포함되어 있지는 않지만, 남북 정상이 회담기간 중 서해유전 개발을 경협사업의 하나로 거론했다는 점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서해에 유전이 '거의 확실하게' 있다는 말이자 북한이 계속 산유국의 꿈을 갖고 있으며, 남한과 유전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기 때문이다.북한에서 석유가 날 수도 있다는 말은 1960년대 후반부터 있어 왔다. 기대대로 북한에서 석유가 난다면 (남한,북한을 떠나서) 모두가 기뻐할 일이다.

      앞으로 남북 경제협력공동위원에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의 '서해유전 개발사업' 이 '남북 경제협력' 사업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1998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면담에서 "평양이 기름더미 위에 올라있다. 원유를 생산해서 파이프라인으로 가져가라" 고 제의한 것이 시초이다. 외국자본. 기술유치를 위해 만들어진 북한 홍보 책자에 따르면 북한은 그동안 9개소에서 석유 시추작업을 해왔다. 이 중 서한만 분지와 안주 분지, 동해안 흥남 앞바다와 신포 앞바다 등이 대표적인 지역이다. 북한은 서한만 분지에 50억~400억 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다고 주장하며 1960년대부터 유전 개발에 관심을 갖고 탐사작업을 진행에 왔지만, 본격 착수한 시기는 내각 산하 원유탐사총국이 원유공업부로 승격된 1993년부터로 볼 수 있다.

      북한이 이렇게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선 것은 1988년 이란 리워드사와 호주 메리디안사 공동으로 남포 앞바다에서 시추작업을 벌여 235배럴의 원유를 시험 생산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1994년 4월 최고인민회의(한국의 국회에 해당)는 투자증대 및 탐사장비를 확충하겠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 후 스웨덴의 타우르스 페트롤리엄, 호주 비치 페트롤리엄, 캐나다 칸텍, 프랑스의 토털, 싱가포르의 사버린 벤처스 등 석유 메이저와 유전개발전문회사들도 서한만분지 등에 원유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보고 개발에 참여했지만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현재는 북한으로부터 20년간의 석유탐사권을 따낸 영국의 아미넥스사와 2005년 12월 북한과 '해상에서의 원유공동개발에 관한 협정'을 체결한 중국이 유전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잇다.

      여기에서 한국이 주목해야 할 점은 중국이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은 2000년대 들어 고구려는 중국의 변방이었다는 '동북공정'을 추진하며 북한의 '돌연한 변화'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북한의 로두철 내각 부총리와 쩡페이옌 중국 국무원 경제 및 에너지 담당 부총리가 체결한 2005년 협정의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상 원유 공동 개발 대상지에 북측이 개발을 추진 중인 서한만 분지가 포함돼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장훙타오 중국 지질조사국 부국장은 지난 3월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지질조사업무회의에서 "기본 조사 결과 서한만 일대에서 석유와 천연가스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고 보고 했다.

      한국이 정신을 차려야 하는 것은, 이렇게 중국이 북한의 서해유전 개발사업에 뛰어든 상황에서 남북이 경제협력공동위에서 유전개발을 논의하더라도 남측이 실제로 참여할 수 있을지는 예단하기 힘들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의 김영주 산업자원부장관도 '2007 남북 정상회담' 을 앞둔 지남 8월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이 주최한 강연에서 서해유전 개발을 위한 남북협력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중국과 북한이 이미 (유전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라 그 내용을 모르는 채 정상회담 의제로 채택할 수는 없는 입장" 임을 밝히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비관적 전망이다.

      그러나 희망의 단서도 있다. 김정일 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한의 유전과 가스 개발탐사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표명했다. 김정일 위원장이 자신이 좋아하는 "우리 민족끼리" , "우리식대로"  '정치적 결단' 을 할 경우 서해유전 개발에 한국이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서 생각나는 것은 박창득 몬시뇰(뉴저지 메이플우드성당 원로사제)이다.  박몬시뇰은 북한 기아상태가 극심할 때 평양에 국수공장을 세웠고, 현재도 평양에 라면식당 5곳을 개설하여 배고픈 북한주민을 돕고 있다.  "북한이 원자폭탄을 만드는 등 저렇게 도발적인데 왜 북한을 도와야 하느냐?" 고 따지는 신자들에게 박창득몬시뇰은 " 우리가 돕지 않으면,  남북이 교류하지 않으면, 한국자본이 북한땅에 들어가지 않으면, 중국이 먼저 들어가 북한을 자본으로 정복할 것이며 결국 북한은 중국으로 넘어갈지도 모른다." 고  안타까와 하며 묵묵히 북한을 40 여차례나 방문, 가는 곳마다 '기적의 성모님' 메달을 뿌렸다. 역사는 깨어있는 선각자의 힘으로 움직인다. 북한의 석유 탐사와 한국의 참여 가능성을 생각하며 박창득몬시뇰의 높고, 깊은 혜안과 용기와 행동력에 새삼 고개 숙인다.

 



75 1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