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길을 걸으며...

인쇄

김경진 [petrojin] 쪽지 캡슐

2004-08-25 ㅣ No.3405

가끔 어디를 갈 때 길을 아는 사람이 앞장을 서게 됩니다. 하지만 그 가이드가 긴가 민가 하는 체스쳐를 취하면 뒤따라가는 사람이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다시 돌아올 것을 미리 계산해서 아예 저 뒤에서 뒤따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막판에 길을 잘 못 들어서 되돌아 가야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온갖 원성을 다 듣게 되지요. "왠지 불안하다 했어... 니가 하는 일이 늘 그렇지... 뭐"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너를 믿는게 아니었는데..."

길 안내자는 숙달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남들보다 고생을 미리 해야 합니다. 미리 사전답사가 필요하고, 그 길을 최대한 빨리, 편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가이드가 최고의 가이드입니다.

특히 길 안내자인 사목자들에게 꼭 필요한 덕목입니다. 자칫 나 하나만 고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양들을 고생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혹 이제껏 4년 사제생활 동안 내가 고생시킨 교우분들은 없는지 조심스레 살펴보게 됩니다. 진정 사랑하는 마음으로 궂은 일을 먼저 할 수 있는 사제가 되도록 노력해야 겠습니다.

"주님, 어떤 때는 하루살이에 신경을 너무 써서 낙타를 놓칠 때가 있습니다. 어떤 것이 낙타이고 하루살이인지를 분별하는 지혜를 주시어 괜히 남들 고생시키는 일이 없게 하소서."

도보성지순례를 마치며...

38 1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