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관동성당 자유게시판

한낮의 찐한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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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숙 [nomary] 쪽지 캡슐

2001-03-29 ㅣ No.927

약속 시간은 오후 1시 반...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약속장소로 향했다.

누구일까~

오랜만의 화려한 외출로 그 설레이던 마음을 누가 알리오~

 

우리의 만남은 뭔가 처음부터 필~이 통했다고나 할까~

처음 만나서 부터 헤어질 때까지 우리는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함께 전철을 타고 한강 고수부지에 가서 유람선도 타고 분위기 있는 창가에 앉아 점심도 먹고 강물을 그윽히 바라보았다...

갑판으로 올라가서는 갈매기에게 과자도 던져 주며 기념 사진도 찍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다소 피곤하지만 서로 기대며 피로를 풀어 주던 환상의 커플이었다~

안타깝게도 약속된 시간이 되었을 때 우리는 서로 찐한 포옹만을 남긴채 아무말 없이 헤어져야만 했다~

 

크으~~~

함께 하던 동안 그 친구가 가장 많이 한 소리는...

엄마~~~아빠~~~

결국 사랑하는 엄마에게로 돌려보내며 17살 연상 여인의 안타까움은 아직도 여운으로 남는다...

 

함께 간 윤철 언니와 용훈이도 우리 사이를 시기하지 않았던가~~~

오늘 하루 천사와의 데이트가 내 영혼을 맑게 해준다.

언젠가 천국은 이런 순수한 아이들의 영혼이 사는 곳이라 들었다...

안타깝게도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틀에 아이들을 맞추려고 하는 어른들의 모습에서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고...

과연 진정 아이를 위한 일일까 아님 자신의 능력을 내세우고자 하는 어른 자신을 위한 일일까 라는 의문이 가는...교육에 다시 한번 회의를 가져 보며...

 

 여느 초등학교 4학년 보다는 발달이 비록 늦지만 오늘 내가 만난 현수의 맑은 모습에서 희망을 느낀다!

 꽉 잡고 놓지 않던 현수의 손길에서 얼마나 나를 믿고 있는가 하는 신뢰를 발견할 수 있었고...

 그 믿음을 져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다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오늘 이렇게 좋은 시간을 갖게 해준 사회복지관 선생님들과 윤철 언니, 기꺼이 함께 나서준 용훈이 모두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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