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2동성당 게시판

장자의 "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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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석 [khtomas] 쪽지 캡슐

2000-11-23 ㅣ No.690

오늘 신학교에서 후배 신부가 토마스 머튼이 번역한 장자의 시를 한편 주었습니다.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글이었습니다.

상처를 주고 받는 삶을 사는 우리들에게, 빈 배와 같은 삶을 살아야 함을 또다시 일깨워 줍니다.

 

            빈 배

한 사람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가

빈 배가 그의 배와 부딪히면

그가 아무리 성질이 나쁜 사람일지라도

그는 화를 내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배는 빈배이니까.

 

그러나 배 안에 사람이 있으면

그는 그 사람에게 피하라고 소리칠 것이다.

그래도 듣지 못하면 그는 다시 소리칠 것이고

마침내는 욕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이 모든 일은 그 배 안에 누군가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러나 그 배가 비어 있다면

그는 소리치지 않을 것이고 화내지 않을 것이다.

세상의 강을 건너는 그대 자신의 배를 빈배로 만들 수 있다면

아무도 그대와 맞서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그대를 상처 입히려 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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