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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직 시작 미사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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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3-22 ㅣ No.259

교황직 시작 미사 이모저모
 
증오 시기 물리치고 서로 보살피며 '함께 걸어갑시다'

 

보편 교회의 수호자 성 요셉 성인 대축일인 19일 교황 프란치스코는 보편 교회의 목자로서 베드로 직무를 시작하는 미사를 거행했다. 하늘은 더 없이 맑았다.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흰구름들은 축복의 상징인 듯했다. 땅에서는 환희와 벅찬 감격의 기도가 피어올랐다.



▲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이 13일 어부의 반지를 낀 교황 프란치스코의 손에 입맞춤하며 순명을 약속하고 있다. 【바티칸시티=CNS】


○…이날 행사는 제1부 로마 주교의 베드로 직무를 시작하는 예식에 이어 2부 미사로 진행. 교황은 9시 25분쯤(현지 시각) 대성전 중앙 제대 아래에 있는 베드로 사도 무덤으로 내려가 대기하고 있던 동방 가톨릭교회 총대주교 및 상급 대주교들과 함께 사도 무덤 앞에서 잠시 기도하고 분향. 이어 베드로 사도 무덤에 안치돼 있던 팔리움과 어부의 반지, 복음서가 공개됐고, 모든 성인들의 전구를 청하는 성인호칭기도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교황은 주교단을 앞세우고 베드로 대성전 중앙 통로를 거쳐 광장에 마련된 야외 식장으로 이동했다.

○…교황이 광장 야외 제대에 분향을 하고 뒤에 마련된 자리에 앉자, 베드로 직무의 주요 상징물들인 팔리움과 어부의 반지가 차례로 교황에게 수여됐다.

먼저 수석 부제 추기경인 장 루이 토랑 추기경은 양털로 짠 하얀 띠에 그리스도의 다섯 상처를 상징하는 다섯개의 붉은 색 십자가 문양이 새겨져 있는 교황 팔리움을 교황에게 걸어주었고, 수석 사제 추기경을 대신해 고프리드 다닐스 추기경이 교황 프란치스코가 교황 직무를 합당하게 수행할 수 있기를 청하는 기도를 바쳤다. 이어 추기경단 수석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이 교황 인장으로 사용되는 어부의 반지를 교황에게 끼워주었다. 어부의 반지는 보통 금반지였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금으로 도금한 은반지를 선택했다.

이어 전체 추기경단을 대표해 주교급 사제급 부제급에서 2명씩의 추기경이 교황에게 친구하고 순명을 서약하는 것으로 베드로 직무를 시작하는 예식이 끝났다.

○…라틴어로 진행된 제2부 미사에서 제1독서는 영어로, 제2독서는 스페인어로 낭독됐으며, 복음은 그리스어로 부제가 선포했다.

교황은 이탈리아어로 행한 강론에서 모든 창조계에 새겨진 하느님의 계획을 수호하는 수호자가 되자고 역설. 교황은 창조계와 환경을 파괴하는 표지들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자면서 증오와 시기와 교만이 우리 삶을 얼룩지게 하지 않도록 우리 자신을 돌보자고 강조.

교황은 또 "참다운 권력은 섬김"이고 "사랑을 지니고 섬기는 사람만은 보호할 줄 안다"면서 "성모님과 함께 예수님을 보호하는 것, 창조계 전체를 보호하는 것, 모든 사람을, 가장 가난한 이를 보호하고 우리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로마 주교가 수행하도록 부름 받은 섬김"이라며 이 직무를 맞갖게 수행하도록 신자들의 기도를 청했다.

교황은 미사를 마치면서 파견 강복을 한 후에 다시 제대 앞으로 나와 오른쪽에 모셔진 성모자상 앞에서 한동안 침묵 속에 기도를 바친 후 퇴장했다. 

○…이에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전 8시 50분쯤 숙소인 성 마르타의 집을 출발, 처음으로 교황 전용 무개차를 타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을 한 바퀴 돌면서 메운 신자들과 순례객들의 환호 속에 인사. 어린 아기를 받아 볼에 입을 맞추었고, 중증 장애인이 보이자 차에서 내려 걸어가서 손을 잡고 이마에 입을 맞추기도.

교황은 이보다 앞선 아침 7시 30분쯤 자신이 대교구장으로 지냈던 부에노스아이레스 플라자 데 마요 광장에서 운집한 신자들에게 전화로 인사. 그는 자신을 위해 기도해 준 데 대해 감사를 표시하면서 "모두가 함께 걸으며, 서로를 보살피고, 생명을 보살피며, 가정을 보살피고, 자녀를 보살피며, 노인을 보살피고 증오와 싸움 시기와 험담이 없도록 하라"고 요청했다.

교황은 미사 후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미사에 참석한 각국 대표단과 외교 사절을 접견하고 인사했다.

○…이날 미사에는 한국의 정진석 추기경을 비롯한 추기경과 대주교를 포함한 약 250명의 주교, 정교회와 개신교 등 타그리스도교 및 타종교 대표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한국 경축 사절단을 비롯한 각국 경축 사절단, 교황청 주재 외교단 등이 함께 했다. 1054년 동ㆍ서 교회의 분리 이후 처음으로 동방 교회의 상징적 대표인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가 교황직 시작 미사에 참석했다고 교황청이 밝혔다.

교황청은 이날 미사를 특별한 입장권 교부 없이 모두에게 개방했다면서, 미사에 참례한 숫자가 15만~20만 명이 될 것이라고 추산. 성 베드로 광장은 아침 7시부터 개방됐으나 일찍 온 신자들은 새벽 4시부터 광장 입구에서 기다리기도.

○…교황청은 이날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에게는 대사를 얻기 위한 일반 조건을 충족하면 전대사를 받는다고 발표했다. 또 13일 교황의 첫 사도적 축복에 참석한 이들이나 텔레비전, 인터넷 등을 통해 시청한 이들도 같은 조건으로 전대사를 받는다고 밝혔다.

대사를 얻기 위한 일반 조건은 △ 자유의지로 죄를 끊어버리겠다고 다짐하고 △ 고해성사를 보고 △ 영성체를 하고 △ 교황을 위한 지향으로 기도를 바치면 된다.

[평화신문, 2013년 3월 24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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