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 화

2014년 11월 세나뚜스 지도신부님 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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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뚜스 [senatushp] 쪽지 캡슐

2015-01-02 ㅣ No.226

봉헌생활의 해를 시작하며


손희송 베네딕토 신부님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2014년 대림 1주일인 1130일부터 201522일 봉헌 생활의 날까지를 봉헌생활의 해로 선포하셨습니다. 봉헌생활은 수도자들에게 해당되지만 그 내용은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것입니다. 이기주의가 만연한 세상에서 예수님이 보여주신 자기 봉헌의 사랑을 분명하게 증거하기 위해서 이런 결정을 하신 것 같습니다.


전임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 한 대담집에서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의 말을 인용한 것이 있습니다. 세계의 역사는 자기 사랑과 타인 사랑이라는 두 가지 형태의 사랑의 싸움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자기 자신을 위한 사랑은 세상 파괴에까지 이를 수 있고 타인을 위한 사랑은 자기 포기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하십니다. 우리가 어렴풋이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교황님은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사랑에는 자기만을 사랑하는 이기적인 사랑이 있고 자기 자신을 완전히 포기하는 이타적인 사랑이 있는데 그 결과는 천양지차입니다. 사랑이 이기적인 것이 되면 그것은 사람을 힘들게 하고 공동체를 망가뜨립니다. 그에 비해서 자기를 기꺼이 내주는 자기 봉헌의 사랑은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고 고마움을 느끼게 하고 또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하는 효과를 나타냅니다. 부모가 진정으로 자기 부모를 사랑하고 배우자를 사랑하고 자식을 사랑한다면 정말 좋은 결실을 맺게 될 것입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는 이기적인 사랑과 자기 봉헌의 이타적인 사랑은 역사를 통해 있었으며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하십니다. 우리 상황을 보면 자기 포기의 사랑이 드러나지 않고 그 반대의 경우가 드러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 신자들도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가만히 보면 너무 자기만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물론 자기도 사랑해야 하겠지만 자기를 넘어 다른 사람을 사랑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유아적으로 하느님이 자기에게 복을 주시고, 잘 살게 해주시고, 돈 잘 벌게 해주시도록 하는 데만 집착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넘어서지 못하고 그것이 들어지지 않으면 실망해서 신앙마저 버리는 일도 있습니다. 더 심한 경우는 자기의 생각과 주장에 집착해서 그것을 관철하기 위한 아집과 독설에 빠져 다른 사람을 비판하고 반대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를 진정으로 버리는 사랑이 필요한 시기이고 그런 사랑을 삶으로 증거하는 사람들이 많이 필요한데 그런 본보기가 너무 적다고 교황님께서는 말씀하시면서 수도 공동체가 그런 본보기를 보여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수도자는 순결, 청빈, 정결의 수도 서원으로 자기 포기의 삶을 사는데 장상에게 순명하고 자기를 봉헌하여 가진 것은 많지 않은 가운데서도 기쁘고 활기차게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볼 때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보고 배울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랑은 수도자만이 아니고 성직자들을 포함하여 신자들의 가정과 사회 안에서도 힘들겠지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볼 때 자라나는 세대들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배우게 되고 그것에 감명을 받아서 자기들도 그런 삶을 살게 됩니다.


예수님은 하느님과 같은 분이셨지만 모든 것을 버리시고 인간이 되시고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실 때까지 순종하셨습니다. 성모님은 가브리엘 천사의 전갈에 온전히 자신의 뜻을 바쳐서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하셨습니다. 어떻게 보면 자기 자신을 내어주는 삶을 성모님께서 사셨기 때문에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그것을 본받으셨을 것입니다. 레지오 단원들도 성모님을 본받아 자기 집착에서 벗어나 자기 봉헌, 자기 포기의 삶을 사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봉헌 생활의 해를 시작하면서 수도자들이 그리스도를 세상에 증거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기도 중에 기억하고 우리 스스로도 세상에서 그런 삶을 살 수 있는 은총을 청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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