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동성당 게시판

아버지는 누구인가

인쇄

한용건 [johndonbosco] 쪽지 캡슐

2005-07-08 ㅣ No.3326

아버지란 기분이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이 날 때 너털웃음을 웃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자기가 기대한 만큼 아들, 딸의 학교 성적이 좋지 않을 때

겉으로는, '괜찮아, 괜찮아' 하지만

속으로는 몹시 화가 나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마음은 먹칠을 한 유리로 되어 있다.

그래서 잘 깨지기도 하지만, 속은 잘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란 울 장소가 없기에 슬픈 사람이다.


나이에 따라 변하는 아버지의 상은,

4세때--아빠는 무엇이나 할 수 있다.

7세때--아빠는 아는 것이 정말 많다.

8세때--아빠와 선생님 중 누가 더 높을까?

12세때-아빠는 모르는 것이 많아.

14세때-우리 아버지요? 세대 차이가 나요.

25세때-아버지를 이해하지만, 기성세대는 갔습니다.

30세때-아버지의 의견도 일리가 있지요.

40세때-여보! 우리가 이 일을 결정하기 前에, 아버지의 의견을 들어봅시다.

50세때-아버님은 훌륭한 분이었어.

60세때-아버님께서 살아 계셨다면, 꼭 助言을 들었을 텐데…


아버지란 돌아가신 뒤에도,

두고두고 그 말씀이 생각나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돌아가신 後에야 보고 싶은 사람이다.

아버지는 결코 무관심한 사람이 아니다.

아버지가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체면과 자존심과 미안함

같은 것이 어우러져서 그 마음을 쉽게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웃음은 어머니의 웃음의 2배쯤 농도가 진하다.

울음은 열 배쯤 될 것이다.

아들, 딸들은 아버지의 수입이 적은 것이나,

아버지의 지위가 높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지만,

아버지는 그런 마음에 속으로만 운다.


아버지는 가정에서 어른인 체를 해야 하지만,

친한 친구나 맘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소년이 된다.


아버지는 어머니 앞에서는 기도도 안 하지만,

혼자 車를 운전하면서는 큰소리로 기도하는 사람이다.


어머니의 가슴은 봄과 여름을 왔다갔다하지만,

아버지의 가슴은 가을과 겨울을 오고간다.


아버지! 뒷동산의 바위 같은 이름이다.

시골마을의 느티나무 같은 크나 큰 이름이다.



70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