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할아버지~~ 우리 신문에 났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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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이 [pear] 쪽지 캡슐

1999-08-03 ㅣ No.445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번에 할아버지께 편지 드리구 답장 받았던 한강 본당의 배나무 아줌마예요.

답장받구 친구들에게 자랑만 하구요 .

감사의 편지를 드리지 못한 거 용서해 주세요.

근데요........

오늘 아침에요~~~~~

너무 기쁜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게 뭐냐하면요~~

경향신문 8월 3일자 26면에 굿뉴스의 '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를 소개한 글 중에

할아버지께서 제게 보내주신 편지가 올라와 있답니다.

물론 제가 보내드렸던 편지와 함께 말이지요.

전 추기경 할아버지께 답장 받은 거 만으로도 황공스런 영광으로 생각하구 있었걸든요.

근데 이즈음 추기경 할아버지의 근황과 일일히 편지 보내주시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써내려간 글 중에 저희 편지가 실렸다니 저 아마두 한 한 달쯤 잠못자게 될거 같아요.

후후후

할아버지두 기쁘시지요??

제가 여기에 기사를 올려 볼께요.

보셨겠지만서두................

 

 

 

 

 

‘혜화동 할아버지’김수환추기경 네티즌 사랑 듬뿍

 

 

 

 

「혜화동 할아버지」가 사이버공간에서 네티즌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하루에 평균 2~3통, 많게는 5통 정도의 편지를 받으면 일일이 답장을 전한다. 아직 컴퓨터 자판에 서툰 탓에 짧은 답장이지만 한사람도 빠뜨리지 않는다. 편지를 보내는 이들은 꼬마 어린이부터 청소년, 숙녀와 아주머니 등 남녀노소 다양하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편지 교류는 지금까지 440여통.

 

 

 

「안녕하세요. 저는 아이가 둘 있는 아줌마입니다. 어릴 적 할아버지에 대한 따뜻하고 넉넉한 그리움이 밀려오면서, 이 시대의 할아버지들이 많이 계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너무 많이 잘못 살고 있는 저희 어른들을 향해 호통도 쳐주시는 그런 참 어른이 절실히 필요한 때가 아닌지요…. 요즘 아아들을 생각하면 참 마음이 아파요. 생명의 존엄함에 대한 교육부재로 인한 막막함 때문이에요. 저에게도 꼭 답장을 주세요. 꼭이요!」(배나무 아줌마)

 

 

 

「배나무 아줌마에게. 누가 붙여준 이름이야? 버드나무 같으면 더욱 좋겠는데 하필이면 배나무야. 자- 이쯤해 두고 정말 나도 마음이 아파요. 그런데 아이들 교육은 엄마들에게 많이 달려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해. 우리 엄마들이 자녀교육을 잘해 주면 정말 세상이 달라질 거야. 다행히 배나무 아줌마는 이 점을 깊이 깨달은 것 같아서 기뻐요. 두 아이들 함께 몸과 마음 건강하기를 빌어요. 안녕히」(혜화동 할아버지)

 

 

 

「혜화동 할아버지」는 다름아닌 김수환 추기경. 거주지가 혜화동이라 붙여진 별칭이다. 지난해 9월 천주교 인터넷사이트(www.catholic.or.kr)가 개설되었고 여기에 김 추기경에게 편지를 보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 「굿 뉴스」를 클릭하면 「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와 김 추기경의 홈페이지가 나온다.

 

 

 

신자들이나 일반인들이 보내는 편지는 삶의 희망을 구하는 내용이 대부분. 또한 「저희들을 꼭 한번 방문해 주세요」 등 김추기경의 방문을 요청하는 글들도 많다.

 

 

 

김추기경은 편지를 보낸 대상에 따라 때로는 자상한 할아버지로, 종교인으로 「따뜻한 말씀」을 전한다. 편지 말미에 「혜화동 할아버지」, 「혜화동에서 옛노인이」라고 쓰기도 하고, 신부 등에게는 「김추기경」이라고 쓴다.

 

 

 

김추기경은 『나는 아직도 컴맹에 가깝다』 『자네한테 컴퓨터를 배우고 싶네. 그런데 갈 시간이 없네』라고 답장을 보내기도 했다. 사이트를 운영하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전산정보실 관계자는 『추기경님이 아직 컴퓨터 자판 사용에 능숙하지 않지만 대부분 직접 타이핑을 해 답장을 보낸다』고 전한다.

 

 

 

이 사이트는 국내 가톨릭 신자 및 해외 신자들과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인터넷 선교매체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포탈사이트로서 정보광장에는 뉴스를 비롯해 컴퓨터, 게임, 영화 등을 9개 카테고리로 분류해 일반 포탈사이트에 손색이 없을 정도다.

 

 

 

/최효찬기자 roma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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