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교회음악

합창지도에대한 생각(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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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원중 [wjyoon] 쪽지 캡슐

2000-03-04 ㅣ No.90

악식과 스타일

 아무리 작은 구조의 합창곡일지라도 악곡의 형식을 이해하지 못하고선 좋은 연주를 할 수 없습니다. 소나타 형식, 변주곡 형식, 대위법적 형식, 론도 형식 등의 구조를 먼저 알고 이에 의한 표현을 구상해야 할 것입니다.

 스타일은 작품을 특징짓는 통일적인 표현형식을 말합니다. 합창곡의 유형들, 즉 Missa, Motet, Magnificat, Passion, Anthem, Cantata, Oratorio, Madrigal, Part Song 등에따른 장르별로 개성있는 각기의 스타일이 있는가 하면, 바흐나 팔레스트리나, 멘델스존 같은 작곡자 개개인의 독자적인 스타일이 있는 것입니다. 바로크 음악, 고전파 음악, 낭만파 음악 등의 시대적 혹은 유파적인 스타일이 있는가 하면, 한국음악, 독일음악, 미국음악, 프랑스음악 등 민족 고유의 스타일이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간단한 우리 민요를 연주하더라도 국악적인 기법을 잘 터득하고 불러야 한다는 것이지요.

 합창을 지휘하는 사람들의 고민은 이토록 광범위한 레파토리의 도전을 받고 있다는 데 있다해도 과언은 아니겠죠. 이를 극복하려면 기악, 성악을 망라한 음악감상과 음악사, 각 민족음악에 대한 이해를 넓혀야 할 것입니다.

 아! 멀고도 험한 지휘자의 길이여...

 

비팅(beating)의 기술

 지휘자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단원들에게 의욕을 능동적으로 일으키게끔 하는 것이며, 최선을 다하도록 하게 하는 능력입니다. 또한 자신의 의도를 가장 효과적으로 연주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비팅의 기술을 연마해야 할 것입니다.

 벌써 10년도 더 된 얘기지만 제가 처음 지휘를 배울 때는 호랑이 선생님(?)의 명으로 어깨와 팔목을 끈으로 묶고 쥐가 날 정도로 비팅을 하기도 하고, 그것도 부족해서 길을 걸으면서, 또는 버스 안에서 혼자서 노래부르며 손으로 비팅을 하고 다녔습니다. 남들 보기엔 꼭 미친(?) 놈처럼 보였겠지만...

 가끔 성가대 연주회를 가보면 많은 지휘자들이 지나치도록 자세하게, 또는 너무나 기본적인 박자젓기로 일관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됩니다.(제일 심한 경우가 손목돌리기죠?)

 지휘는 이성을 가지고 단순하게, 명쾌하게, 경제적으로 필요한 것만을 지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반주

 합창단에 있어서 반주자의 위치가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시는 분은 없겠지요. 지휘자가 없어도 미사는 드릴 수 있지만, 반주자가 없으면????)

 반주가 붙은 합창곡일 경우, 악곡의 반주는 음악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합창만 잘하면 반주는 대충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것은 크게 잘못된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기사 대부분의 성가대 반주자들이 소시적에 배운 피아노 솜씨만 가지고 미사반주를 하고 있으니 정말 큰 문제지요.

 연습을 할 때 피아노가 지나치게 주도해서는 안됩니다. 순정조의 음정을 낼 경우 평균율의 음정이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를 앞에서 했듯이 무반주 합창을 할 경우 음정만 잡아주고 무반주로 연습하는 것이 오히려 바른 음정으로 유도하게 됩니다. 반주가 있는 악곡의 연습도 음량을 지나치게 크게 할 경우, 연주시에 그러한 도움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음정이 내려가기도 합니다.

 반주자는 반주의 역할을 잘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지휘자의 말을 빠짐없이 들어야 하고, 때로 첫 음만 잡아준다든지, 지휘자가 범창을 할 때 그대로 있는다든지, 도중에 시작하는 경우 재빠르게 반주를 시작하거나 음을 잡아주는 이 모든것은 반주자의 재치에 속하는 일입니다. 쉽게 말해서 눈치껏 해줘야 한다는 얘기죠.

 특히 일반 미사때는 성가 반주자가 지휘자의 역할까지 하게 됩니다. 이 때, 미사해설자나 회중에게 속도나 음량이 끌려가서는 안되며, 정확한 속도를 지닌 바른 음악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성가대 지휘하면서 성가가 너무 빠르다, 또는 너무 느리다는 얘기를 안 들어본 지휘자 있습니까? 꼭 몇 명이 그런 얘기를 하는데, 지휘자 여러분! 이에 굴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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