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동성당 게시판

정말정말 억울합니다.

인쇄

서민호 [IQEQ] 쪽지 캡슐

2000-05-28 ㅣ No.487

오늘은 체육대회가 있었습니다.

우리 태양팀이 열렬하게 응원하고, 또 다른 팀들도 열심히 응원을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참 억울한 것이, 저와 성권이와 이형이가 줄다리기 대회의 출전권을 박탈당한 것입니다.그것도, 힘이 약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말입니다.

돈이랑 이형이가 겨우겨우 야고보 선생님께 말씀드려 얻은 것입니다. 그래서 줄다리기 대회 선수가 저와 돈이와 이형이, 그리고 성권이까지. 이렇게 네 명이 뽑히고, 뮤직축구는 재민이, 성준이 등이 뽑혔습니다.

경기가 시작된다고 해서 막 나갔는데, 우리 본당 선생님 중 한명이(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인원 수가 많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넷 중 그 선생님이 ’돈이가 힘이 더 세어 보인다’고 말하고서는 우리 셋은 다 제쳐놓고, 돈이만 대회에 참가시켜준 것 아닙니까?

돈이에게 뭐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권이가 돈이보다 힘이 더욱더 세었습니다. 또, 그렇게 뽑는다면, 새별이가 힘이 더 세기 때문에, 그 아이가 나가야 했을 것입니다.

돈이가 나간 것에 대해서 억울 한 게 아니고, 또 우리가 자리를 내 주어서 억울 한 것도 아닙니다.

단지, 힘이 약하다는 이유만으로 출전권을 박탈당하다니, 이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제가 경기 방식을 죽 봤더니, 힘만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었더라구요.

여러 개의 줄을 먼저 잡아, 힘으로 빼앗아 오는 경기였습니다. 그 것은 기본 줄다리기에서 요구 되는 기술 뿐만 아니라, 스피드와 순발력까지 필요한 경기입니다. 그런데, 이번 경우는 기술과 순발력은 보지도 않고, 단지 힘만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다니. 이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 또 우리가 왜 응원석으로 돌아가야 하는지 짧은 시간동안 짧은 말로 이해를 시켜주어야 하는 것. 또 마음을 이해해 주는 것이 선생님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화가 나서 홧김에 뒤에서 놀고 있었는데, 어떤 선생님께서 오셔서 응원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아마 유치부 선생님이셨을 겁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도, 거의 화가 풀리지 않았습니다.

물론 응원은 해야 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 순간에는 다른 애들이 경기 하는 것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더군요.

’내가 왜 힘이 약해서 이런 걸 못하는 걸까? 아니면 사람 얼굴만 보고 판단하는 그 선생님이 잘못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심지어는 ’내가 왜 이런 불공평한 체육대회에 참여했을까?’하는 생각까지도 들었으며, 또 그순간에는 ’다음 부터 다시는 체육대회에 오지 않겠다’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생각은 없어져 버렸습니다. 성당에서 체육대회 가는 것은, 앉아서 열심히 응원하고, 또 열심히 경기에 참여를 하는. 그래서 다시한번 공동체의 정신을 보여주는. 그러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0일간 매일매일 새벽미사를 나가서 복사단이 되었는데, 이런 것 때문에 공동체 정신에서 멀어진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뒤에서는 활동을 열심히 했지만, 체육대회가 끝나고 네시간이나 지난 지금도 그 선생님이 왜 그러셨는지 의문이 가고, 또 성당이라는 하나의 공동체끼리 모여서 이렇게 체육대회를 열었는데, 대표선발 등, 이런 사소한 것에서 불공평하게 한다면, 공동체정신을 잃어 버리는 것은 물론, 제자와 스승간의 사이를 더 멀게 만드는.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후에, 양 쪽에서 서로서로 줄을 뺏어 와서 이겼다고 좋아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과연 이같이 선생님들께서 얼굴 모습이 힘이 세게 생겨서 그 사람들을 뽑아서 줄을 더 많이 빼앗아 온 것일까요?

절대로 아닙니다.

같은 팀의 열렬한 응원자신의 노력이 없다면 아무리 힘이 센 사람이라도 줄을 빼앗아 오지 못합니다.

물론, 우리들도 잘못한 점들이 많이 있습니다.

응원을 하지 않고 뒤에서 놀았던것선생님에게 몇번씩 항의를 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선생님들이 사소한 것들을 불공평하게 처리한다면, 우리 셋 같이 한번 하려고 하다가 허탕만 치고 돌아오는 애들은 마음의 상처까지 받게 될 것이고, 또 성당에 대해서 나쁜 쪽으로 이야기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체육을 못 하는 사람들이 있더라도, 승부에만 집착을 해서 잘하는 사람만 내세워준다면, 못하는 사람들은 그냥 응원만 해야 합니다.

못하는 사람도 경기에 껴 주어서, 실전에 출전시키고, 자기 자신에게 ’내가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심어주지는 못 할 망정, 승부에 집착을 해서 못 하는 사람들 자신감을 누르는 것. 또, 외모만 보고 판단을 한다는 것. 힘 좋게 생겼다고 정말 실력으로 잘 하는 사람을 뽑기 보다는 오히려 실력이 없는데 힘이 세게 생겨서 경기에 출전 시킨다는 것. 이건 아주 잘못된 것입니다.

이런 것을 본부석에서 알아차렸다면 처리를 해야 할 것이 아닙니까? 선생님들한테 이렇게 이렇게 처리를 하라고 이야기를 해 줄수도 있습니다.

또, 전체 경기로 경기 방식을 바꿀 수도 있었습니다. 고루고루 여러 사람을 출전시켜주기 보다는, 승부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힘센 사람만 뽑아서 경기를 진행하려고 한다면 차라리 선수 뽑아서 하는 경기 안하는 것보다 훨씬 더 못하는 일입니다.

아까 우리가 놀고 있을 때, 얘기 해주신 선생님도 참 너무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우리가 대회에 못 나가서 억울하다고 얘기를 했는데, 맞장구를 쳐 주지는 못 할 망정, 그냥 우리 의견을 무시해 버리는 것은 정말 제자 마음만 상하는 일입니다.

남자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여자만 위해주는 것도 남녀 차별해서 제자 마음 상하게 하는 겁니다.

또, 나가서 놀려고 하는 아이들을 가로막으시는 야고보 선생님. 저는 그 때 거기에 없었지만 애들은 못나간 불만에다가 혼나서 잔뜩 찌푸린 얼굴로 자기 자리로 갔습니다.

이 경우는 ’희생도 필요하다’라고 생각하시는 선생님들이 참 많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이 것은 희생이 아닙니다.

만일, 우리 세 명이 그 자리에서 그 선생님께 항의를 했다면 그 선생님은 아마 뭐라고 하셨을까요? 아마도 ’너희가 희생을 해야 우리 팀이 이기지’라고 하시면서 자리로 들여보내셨을 것입니다.

만일, 보신다면 제 글에 대한 잘못된 것들을 써서 답장으로 보내주세요. 제 마음은 아직 정리가 안되었습니다.

체육대회 라는 것 때문에 제자의 마음 상하게 하는 것은 전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들은 우리들의 자유를 빼앗는 것입니다.

’인원이 많으니까 너희가 좀 희생을 해서 게임을 진행할 수 있게 하자’라는 식으로 말을 건네셨다면 제가 이렇게까지 울화통이 터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단지, 얼굴이 힘이 세게 생겼다, 어쨌다 해서 선수를 뽑는다면 제가 조금만 더 컸으면. 독립했으면 당장에 성형수술하는 병원으로 가서 목숨걸고 성형수술 했을 겁니다. 그러면 선생님은 혼줄을 내시겠죠.

이해를 시켜주지 않고 ’이것도 안된다, 저것도 안된다. 무조건 이걸 해라’라는 식의 사고방식은 정말 선생님의 사고방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들 다 읽으시고 나면 제가 쓴 글에 대한 불만이나, 답장. 또는 잘못된 점 등을 써서 신당동성당 게시판에 올려 주세요.

일리가 있다고 생각되는 말들을 토대로 해서 다시 주일학교 게시판으로 올리겠습니다.

 

 

 



93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