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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에 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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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정 [DDALGI] 쪽지 캡슐

2000-04-05 ㅣ No.1004

주님,

오늘은

이렇게 종이 위에 무언가를 끄적이며

당신 곁으로 가고 싶습니다.

인생은 이처럼 짧고

당신께 드려야 할 것도

이렇게 많건만

겨누고 있는 과녁이 분명치 않아

노력에 비해

그 결과란

정말 보잘것없습니다.

쓸데없는 일에만

마음을 쓰고

그래서 이렇게 지쳐버렸습니다.

공연한 걱정만 해서 그런가 봅니다.

있는 그대로

매일을

받아들이면 좋을 것을

드러나는 성과를

로사리오마냥

이어 모아

누구에게

바쳐야만 할 것 같은

그런 기분입니다.

주님, 제게 힘을 주십시오.

보다 값진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분별해가며 살아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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