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십리성당 게시판

저는 지금 휴가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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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섭 [lgs1226] 쪽지 캡슐

2002-09-03 ㅣ No.2457

찬미 예수님

 

역시 오네시모형제가 읽어주었다니 고맙기도 하고 또 부끄럽기도 하고 불편한 형제에게 미안하기도 합니다. 언제 제가 형제를 제 차에 태워 갈매기 구경을 한번 해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런데 형제가 얼마나 움직일 수 있는지 저는 잘 모릅니다. 그리고 얼마나 차를 탈 수 있는지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제 차의 뒷자석은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 장거리라도 불편하지 않다면 한 번 해보도록 하지요.

 

저는 화진포에서 그리고 동창신부(김정환신부)와 그리고 부산으로 와서 pc방에서 글을 올리고 며칠을 부산에서 보냈습니다. 내가 살던 충청도가 아니라 부산입니다. 비린내 나는 부산입니다. 타지방사람들이 들으면 싸움하는 듯한 억양이 있는 부산입니다. 내 감정을 그 사투리로 말해야 감정을 제대로 전달 할 수 있는 바로 그곳 부산입니다.

 

주일에 부모님과 점심을 같이 해야하기에, 그리고 얼마나 멀리 갈런지 몰라서 저는 토요일 특전미사를 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태풍이 부는 날이어서 바람도 불어서 참으로 귀찮았습니다. 차라리 내일(주일)새벽이나 아침교중미사를 볼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주일 부모님의 의중이나 계획을 몰라서 특전미사를 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태풍으로 인해 아파트에 변압기가 고장이 나서 물이 나오질 않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머리도 감고 세수도 해야하는데 이거 정말 큰일이 났습니다. 그래서 조금 떨어진 곳에 여동생이 살고 있어서 전화를 했습니다. 동생네에 가서 광을 내고 비오고 바람부는 날 땀흘리며 성당에 갔습니다. 답십리 우리 신자들도 성당가기 힘들겠다하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사제관이 성당 안에 있으니까 비바람 걱정없이 지내지만 미사드리러 가는 우리 신자들은 얼마나 불편할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산이 필요없는 날이었습니다. 차라리 비닐 봉투를 뒤집어 쓰고 가는 것이 훨씬 나을 그런 날씨였습니다.

 

토요일 밤에는 부모님과 셋이서 고스톱을 했습니다. 어머님이 좋아하시는데 같이 놀아드리려고 한판 쳤습니다. 명목은 내일 점심값내기 고스톱. 저도 좀 친다는 소리를 듣는데 어머님 실력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했지요? 글쎄 어머님께서 선을 하면 아버님께서 소위 기리인지 길이인지를 하셨는데, 바닥에 쌍피(보너스피)가 마구 깔리는 것이었습니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날 밤에 우리는 밤3시까지 쳤습니다. 원래 어머님이 근력이 좋지 않아서 오래하시지 않는데 그날따라 아들 돈을 따서 그런지 팔도 아프지 않다고 하시면서 3시까지 하게된 것입니다.

 

주일 7시에 일어나 씻고 아버지와 저는 공장에 다녀왔습니다. 아버지께서 하시는 공장인데 태풍에 사고가 없었는지 직접 확인하러 갔습니다. 제가 모시고 갔지요. 어머님은 그동안 싸우나에 가셨는데 몸담그시면 시간이 좀 걸립니다. 아침은 그렇게 굻고 점심도 재촉해서 나섰습니다. 경남 양산군 철마면에 있는 고깃집인데 어머님께서 그 집 고기를 좋아하신다고 해서 갔습니다. 갈매기살을 구워먹고 아들 돈 따먹어야 한다고 하셔서 2차전을 벌였습니다. 흐흐흐. 이번에는 어제 잃은 것을 회복했습니다. 거기에 제 여동생이 끼어서 좀 잃었지요. 아이들 학원비도 없는데 제가 그것마저 가져왔으니 정말 나쁜 오빠입니다. 그래서 고기 몇근 사주었지요.

 

저녁은 제가 다니던 성당(서면)에 와서 친구들과 만나서 복날에 먹는 고기로 소주 한잔 했습니다. 그리고 맥주집에 가서 2차로 한잔했지요. 부산교구의 Y신부님과도 만났는데 서로 모두에게 주님의 은총과 우리의 하나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제 화요일이 되었지만 월요일 점심은 고등학교 후배가 꼭 점심이라도 사드려야 한다고 해서 회집에서 광어와 우럭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휴가에서 강원도에서 부산으로 오면서 회덮밥 먹은 것 외에는 없었는데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죄송합니~다. 혼자 먹어서...

그리고 저는 대전으로 왔습니다. 동창신부가 대전교구 교구청에 있는데 좀전에 조그만 병맥주2병 마시고 와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굿뉴스 주소를 찿느라고 20분 넘게 헤맸습니다.

 

이제 잠들고 나서 내일 갈 곳은 해가 뜨면 생각하렵니다. '휴가중3'는 내년에나 쓸 것 같은데 그러면 다음 본당이겠지요? 하여튼 여러분 모두에게 짧게나마 간단히 휴가에서 있던 일을 올려봅니다. 하지만 그 깊은 내용은 ;다음에 ...' 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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