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김정은, 아버지때 보위사령관 시신파내 총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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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4-01-08 ㅣ No.10134

張측근 처형때 대공화기 발사한 뒤 중장비 동원해 시신까지 훼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권력후계자로 내정된 이후인 지난 2011년에 왕조시대에나 있을 법한 부관참시(죽은 뒤 큰 죄가 드러난 사람에게 극형을 추가 시행하는 것)를 재현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제1위원장이 지난해 ‘12·12 장성택 사형집행’ 이전에 이미 시신훼손 등 잔혹한 방식의 공개처형을 주도하면서 그에 대한 맹종을 강요해왔던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의 측근(리룡하, 장수길 등)의 처형 당시에는 대공화기인 14.5㎜ 고사총(사진)과 중장비가 동원된 점도 새롭게 밝혀졌다. 장성택의 처형 방법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와 유사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7일 정보 당국에 따르면 김정은은 후계자 내정(2009년 1월 추정) 시절인 지난 2011년 1월 아버지인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의 보위사령관을 지낸 원응희(2004년 5월 뇌출혈로 사망)의 시체를 파내 총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응희는 사망 당시 김정일이 화환까지 보냈던 측근 인물이었다. 당국은 김정은이 ‘원응희가 과거에 무고한 사람들을 죽였다’며 그에 대한 부관참시를 사실상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또 권력을 물려받은 뒤인 2012년 1월에는 김정일 장례기간 중 음주를 했다는 이유로 김철 인민무력부 부부장을 기관총으로 난사해 처형하면서 일부 참석자들에게 권총을 주어 총살에 가담토록 한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정보 당국에 따르면 또 지난해 11월 평양시 순안구역 소재 강건군관학교에서 실시된 장성택 측근 리룡하와 장수길 부부장 등의 처형 때는 대공화기인 14.5㎜ 고사총을 사용해 머리에서 발끝까지 사격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처형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중장비를 동원해 산산조각난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 당국 관계자는 “장성택의 사형 판결문에 ‘최고사령관 명령에 불복하는 자들은 죽어서도 이 땅에 묻힐 자리가 없다’고 명시한 점으로 미뤄 장성택도 측근들과 유사한 방식으로 처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사총은 지난해 8월 중순 실시된 은하수관현악단과 왕재산예술단원 처형에도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 당국은 김 제1위원장이 최근에도 각 기관이나 기업소에 “외국 기업에 진 부채에 대해 상환 서약서를 징구(요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총살하겠다”거나 “중요한 시설 공사를 기한 내 완공하지 못할 경우 총살하겠다”는 등의 협박을 함으로써 담당 간부들이 불안감에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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