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회성당 자유게시판

북촌에 관한 시 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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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택수 [hts50] 쪽지 캡슐

2003-10-28 ㅣ No.3190

아래 3135번에서 가회동 본당을 소재로 한 시를 올린 시인입니다. 이번엔 성당에 관한 작품은 아니지만, 필자가 쓰고 있는 북촌에 관련된 시인데, 한 편 올려볼까 합니다.

 

 

 

북촌 일기 2

 

 

8월 10일.

 

별궁 돌담길을 비가 내린다.

내 마음 어딘가에 돌담처럼 남아 있는 꿈이

비에 젖는다.

 

비는 돌담 처마를 미끄러지듯 역사 속으로 스며들고,

나는 돌담길을 천천히 걷는다.

 

내 마음 어딘가에 비는 내리고,

또 여름은 간다.

 

처마 밑 치맛단이 빗방울에 튄다.

안채에 있을 법한 옷고름은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꿈이

물방울처럼 떨어져 흐른다.

 

괴로움 뒤에 오는 기쁨을

나도 노래하고 싶다.

비는 흐르고,

내 마음도 어디론가 흐른다.

 

물방울 속에 스러진 그리움,

어린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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