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RE:116] 모두 아리송하네요.

인쇄

주호식 신부 [jpatrick] 쪽지 캡슐

2000-05-27 ㅣ No.118

레지오 마리애에 대해 질문하신 내용이 모두 아리송하네요.

레지오가 교본을 상당히 중시하는 단체이기에 종종 아리송한 문제로 질문을 받곤 합니다.

굿뉴스 천주교 묻고 답하기에 어떤 분이 답을 주셨는데, 저 역시 비슷한 생각입니다.

 

첫째, 묵주기도를 바칠 때 보통 1단과 5단만 서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저도 예전에 그렇게 했습니다. 글쎄요. 교본에 그런 내용도 있는지. 중요한 것은 서서 기도바치는 자세의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께 향한 보다 적극적인 자세라고 할까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에 중간에 앉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 어느 단을 일어서서 하고 어느 단을 앉아서 하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갖지 않는다고 봅니다.

 

둘째, 레지오에 휴가 처리가 있죠? 어느 정도 기간의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10년이면 상당히 오랫 시간인데, 그럴 경우 처음 시작할 때처럼 준비기간을 거쳐 다시 선서식을 갖습니다. 그러니 특별히 과거 몸담았던 쁘레시디움에 얽매일 필요는 없죠?

 

셋째, 보통 레지오 단원의 신심을 위해 묵주기도를 매일 바칠 것을 권장합니다. 의무는 매일 까떼나를 바치는 것입니다.  의무라는 표현은 언제나 최소한의 표현이지 그것이 최대한의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의무로 생각한다면 까떼나만으로도 충분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묵주기도 역시 5단이든 그 이상이든 얼마든지 하셔도 좋지 않겠습니까? 중요한 것은 어떠한 마음으로 기도를 바치느냐에 있습니다. 속된 표현으로 일수찍듯이 하루하루 정해진 양을 채우기 위해 하는 기도는 그리 큰의미는 없을 것입니다. 단지 기도하는 습관을 갖는데 도움은 되겠지만.

 

넷째, 레지오 단원이 빈첸시오 단원으로 가입 활동해서 안된다는 것은 레지오 정신이나 교회의 정신 어디를 봐도 틀린 생각입니다. 아마 주로 빈첸시오 회원들이 가난한 이웃을 도우며, 회비나 본당 사회복지 예산으로 도와주는데, 레지오 정신이 물질적 도움보다 꾸준한 관심과 애정을 강조하면서 생긴 오해라고 생각합니다. 설명이 좀 어려운데, 무슨 의미인지는 아실 겁니다. 그런 나름대로의 규칙이 생긴 것은 물질적 도움을 금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물질적 도움은 현실적으로 모든 레지오 단원들이 활동하면서 지속적으로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작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방문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진다면 본연의 정신에서 멀어지기 때문에 그런 규칙을 정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따라서 레지오나 빈첸시오나 모두 사랑과 관심을 필요로 하는 이웃과 함께 하는데서 차이가 없습니다. 병행해서 활동하신다면 앞에 말씀드린 그런 규칙 때문에 그것을 활동보고 때 포함시켜야 하는지 여부로 고민하실텐데, 정작 중요한 것은 물질이든 비물질적 도움이든 가난한 이웃과 함께 하는데 있습니다. 그러니 당사자께서 다른 분들을 위해서라도 슬기롭게 처신하시면 되지 해도 되고 안되고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상은 제 생각인데, 레지오 교본에는 빈첸시오 행동단원은 할 수 없다고 나와 있다고 어느 분이 글을 올리셨더군요. 하지만 개인적인 제 생각은 위에 쓴 내용과 같습니다.

 

설명이 제가 보기에도 별로 똑똑치 못한데, 그럴 것이 대부분 어떤 면에서는 지나친 법적 사고에서 나온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레지오의 많은 좋은 면 중에서, 다소 부족한 점을 들라면 지나친 교본중심주의가 아닐까 합니다. 아무리 좋은 뜻이라도 자꾸 세세한 것까지 규정하는 내용들이 늘어나면 결국에는 주객이 전도되는 고민에 빠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부족한 설명이지만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몇 가지 내용을 정정했습니다.



80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