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아이들을 키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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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준 [bopark] 쪽지 캡슐

2003-01-25 ㅣ No.3318

그동안 너무 무거운 주제들의 글만을 올리다 보니 강성 이미지(?)가 박혀버린 것 같아 가벼운 이야기 하나 올리겠습니다.^.^

저희 집 큰놈이 2박3일 일정으로 스키 켐프를 떠났습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이 문딩이 자슥이 애비가 준비해 주느라 거금이 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오늘까지 3일째인데도 불구하고 전화 한통이 없답니다.

누구네 집 아이는 하루에도 몇 번씩 엄마에게 전화한다는 집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샘통이 안날 수가 없어서 이렇게 하소연(?)합니다.

켐프를 가기 전날 비상금으로 엄마는 1,000 원 짜리 10장을 주려고 하고, 저는 20장을 주려고 하고, 본인은 5장만 있으면 충분하다며 능청을 떨기에, 제가 술 한잔 먹고 들어가는 바람에 엄마 몰래 시퍼런거 하나 더 찔러 주었더니, 입이 함지박만해져서 갔더랬습니다.

어제도 그제도 퇴근해서 전화왔느냐고 물으니 깜깜 무소식이라는 소리에 ’무슨 놈의 아가 그렇게도 무심하느냐?’고  말하자

집 사람 왈 "누구를 닮아서 그런지 안다는군요".^^

늦둥이로 어렵사리 낳은 아이라 애지중지 키웠는데 벌써부터 배신감(?)이 든답니다.

형제 자매님들 중에는 외국으로 군대로 객지로 자식을 보내놓고 노심초사 하시는 분들이 많으신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자식을 키워보니 그동안 부모님께 얼마나 불효하며 살았는지 새삼느끼게 되는군요.

저희 형제는 6남매였는데 방학 때만 되면 어머니가 빨리 개학을해서 학교로 모두 쫓아야지 방학 때문에 못 살겠다고 하신적이 있을 정도로 요란스럽게 컸더랬습니다.

이제야 어머니의 그 말씀이 사무치게 생각나는군요.

4형제가 군대에 갔지만 면회 한 번, 편지 한 장 없었던 부모님 이었기에 들꽃처럼,잡초처럼 외롭고(?) 강하게(?) 살아왔지만 어머니 말씀이, 나는 너희 아버지와 삼촌까지도 6,25사변에 군대를 보냈던 터라 요즈음 군대가 뭐 그리 대수냐?시며 저희들의 불만을 일거에 묵살해 버리셨던, 어린 기억들이 있어서 아이들에게만은 자상한 아버지가 되려고 했지만 그애비에 그아들인걸 어찌합니까?

흉보며 닮는다고 부모님의 자상하지 못하신 부분을 원망하며 자랐는데 이제 제 아들 녀석까지도 어찌도 붕어빵인지 집 사람과 함께 허허 하고 웃어 보았습니다.

설날도 얼마 남지 않고 했으니, 오늘 제 글을 보시는 즉시 멀리 계시는 부모님들에게 안부 전화라도 한 통 때리심이 어떨런지요?^^

그리고 먼저 하늘 나라로 가신 부모님들을 위해서 연령을 위한 기도와 묵주기도 한 단이라도 바치심이 어떨런지요?^^

 

비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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