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동성당 게시판

변덕쟁이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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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angeljino] 쪽지 캡슐

2000-09-06 ㅣ No.452

새벽에 윗집의 에어콘에서 떨어지는 물소리에 맞추어서 오늘도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새벽에 듣던 그 소리에 비가 오는 줄 알고 아침 기도중에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이왕 올 것이면 왕창 쏟아지던지..."

그렇습니다.. 아침을 먹는 동안 하늘의 색이 아주 우울해 하는 얼굴을 하더니만...

출근시간에 주르륵.. 주르륵... 아침부터 말 잘못했구나 반성이 되더군요...

출근후 커피를 마시고 나서 일을 하는데 여전히 하늘은 그 우울한 모습을 지니고...

점심을 먹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잠시 쉬는 시간...

한강을 바라보면서 그 위로 놓인 마포대교의 자동차를 보던중.. 놀랐습니다...

또 다시 맑아지다니... 도데체 요즘 날씨는 왜이러는지...... - -

이젠 그 따사로운 햇빛이 한강에 비추어 반짝이는 모습을 건물 14층에서 내려다보며 홍차 한잔을 하며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참 변덕이 심하구나...... 그러면서 나를 바라봅니다...

나란 놈은 얼마나 잘 살고 있는지.... 참 못살고 있는지....

부끄러운 부분이 많습니다... 늘 열심히 살자고 하면서 그저 하루 하루에 무의미하게 받아들이고.....

성당의 아이들에게 하느님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정작 내 자신을 하느님을 얼마나 찾고 그 분께 의지하고 그 분을 바라 보고 있었는지... 정말 부끄러운 부분이 많습니다...

전처럼 이런 경우에는 자신을 합리화시킬려고 합니다...

"어차피 나도 인간이야.. 인간은 결코 완벽할 수 없잖아.... 난 노력했어.."

그러나 그렇게 아름답게 빛나는 한강을 바라보면서 다른 생각이 듭니다...

정말 나는 열심히 살고 있다고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지난 달에 친구가 오랜 투병끝에 하느님으 곁으로 갔습니다....

오랜 투병중에 약해질 그의 신심을 내심 속으로 걱정했지만, 그 친구는 오히려 저를 걱정해 주면서 자신의 죽음을 아주 기꺼히 맞이하더군요..

죽음이라는 그 두려움을 앞에 두고도 고통과 아픔없이 맞이하다니...

그 친구는 끝까지 하느님에게 자신을 맞기던데...

과연 나는 그럴 용기가 있을지.. 그럴 믿음이 있을지.....

그저 따사롭게 비추는 햇빛 아래서 있는 내 자신이 과연 그런 고통과 아픔에서도 하느님께 내 모든 것을 맏길 수 있을지...... 오늘 자기 전까지 내 자신을 되돌아 보아야겠군요...

하느님이 만드신 이 자연은 때론 인간에게 이런 식으로도 가르침을 주는지.....

아직도 배울 것이 많은 가봅니다....

참 부끄러운 이야기만 쓰고 나가는군요... 두서없고.. 내용도 이상하지만....

그래도 이 마음을 망각하면 안될 것 같습니다...

언제나 대흥동 청년들에게 하느님의 평화가 함께 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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