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동성당 게시판

성서 이야기 11) '웃음과 울부짖음'이란 이름을 가진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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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웅열 [ryuwy] 쪽지 캡슐

2003-09-15 ㅣ No.1383

‘웃음과 울부짖음’이란 이름을 가진 형제

                  (이사악과 이스마엘)

 

이사악과 이스마엘은 배다른 형제다. 여종 하갈이 아기를 임신하여 울부짖었기에, 그 뒤에 낳은 아들을 이스마엘이라고 이름을 지었고, 사라는 ‘내가 이렇게 늙었고 내 남편도 다 늙었는데,  이제 무슨 낙을 다시 보랴 !’라고 중얼거리며 웃었기에, 그 뒤에 낳은 아들의 이름을 이사악 이라고 지었다. 곧, 하느님의 약속에 따라 태어난 이사악은 ‘웃음’을 가리키고, 사라와 아브라함의 인간적인 사고에 의해 태어난 이스마엘은 (‘울부짖음을)듣다’를 뜻하는 어근에서 파생한 이름이다.

 

신약성서 안에서 예수님이 반복하신 말씀 중의 하나가 “어떤 사람이 두 아들을 두었는데”라는 문구이다.

「아브라함이 이사악과 이스마엘 두 아들을 두었고, 이사악은 에사오와 야곱을 두었다. 야곱은 라헬에서 요셉과 베나민을 두었으며, 요셉은이집트에서 므나쎄와 에브라임을 두었다. 그리고 하느님 자신은 한 처음에 인간을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셨다.」

 

이사악과 이스마엘의 일화는 신앙의 길을 걷는 것이 매우 힘든 것임을 밝혀주고 있다. 태어나기 전부터 그 어머니들의 분쟁과 갈등으로 시작된 그들의 역사는 한편이 다른 편을 미워하고 쫓아내며, 다른 편은 두려워 도망가는 것으로 이어진다.

 

-비극의 시작-

 

문제의 발단은 하갈이 아브라함에게 낳아준 아들 이스마엘이 자신의 아들 이사악과 함께 노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사라의 불만에서 시작된다. 사라는 남편에게 이같이 말한다. “그 계집종과 아들을 내 쫓아주십시오. 그 계집종의 아들이 내 아들 이사악과 함께 상속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이 말을 듣고 아브라함은 몹시 괴로워하지만, 하느님이 개입하시어 사라의 말을 들어주게 하며 이스마엘도 큰 민족을 이루게 하실 것을 약속하신다. 사라의 이 같은 강한 발언으로 인해 한 가정의 평화는 깨어지고 하갈은 아들과 함께 집에서 쫓겨난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이스마엘의 울음소리를 들으시고 비참하게 된 하갈의 상황을 변화시켜주신다.

 

여하튼 한 여자의 미래는 그의 자식에게 달려 있었다. 사라는 이 같은 미래를 확실히 보장받기 위해 자신의 아들 이사악 만이 상속자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사라의 요청에 따라 하갈은 경쟁의 대상이기 때문에 집을 떠나야 한다. 이는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생존을 위한 투쟁이다.

 

저자는 여기에서 아브라함이 사라의 말에 직접적인 대답을 하는 대신 몹시 괴로워했다고 보도한다. 하갈이 사라의 몸종이긴 하지만, 아브라함이 그녀와 잠자리를 같이 했고 아들까지 얻었는데 어떻게 이들을 쉽게 쫓아낼 수 있겠는가 ! 아브라함은 몹시 괴롭고 난처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하갈이 겪는 고통을 살펴보아야겠다. 하갈은 아들과 함께 아브라함과 사라로부터 버림받았다. 그녀가 집에서 쫓겨난 것은 그녀에게 잘못이 있어서가 아니다. 그녀는 쫓겨날 만한 행위를 하지 않았기에 무죄하다. 게다가 지금 그녀가 겪는 고통이 더욱 비극적인 것은 사라의 간절한 요청을 아브라함이 받아 들였다는 사실과, 그 원인이 아브라함에게 낳아준 바로 그 아들 때문이라는데 있다. 결국 하갈은 자신의 잘못 없이 박해받는 무죄한 사람으로 제시된다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 이상으로 하갈과 이스마엘을 돌보신다. 하느님은 존재하는 모든 것을 사랑하시며 창조된 것 중의 아부 것도 업신여기지 않으신다. 나중에 아브라함이 죽을 때 그의 두 아들, 곧 이사악과 이스마엘이 화목하게 아버지 막벨라 동굴에 안장하게 된다.

 

이 일화 역시 인간의 삶이 신앙과 의심, 기쁨과 질투, 사랑과 미움으로 가득 차 있음을 드러내지만, 하느님께서는 모든 인간에게 당신의 약속을 충실히 지키시는 분이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는 사라의 청을 들어  주어 경쟁자를 집에서 쫓아내게 하신다. 그렇지만 그분은 ‘쫓겨난 자들’도 구원을 체험하게 하심으로써 양편을 모두 돌보신다.

‘하느님은 인간의 웃음과 울부짖는 소리를 모두 ’듣는‘분이시다’

 

신앙적 교훈 :

㉠ 인간의 삶이 그리 간단치 않고 매우 힘든 것이기에 성서의 이야기를 통해서 역경과 고퉁이 하느님의 시험일 수도 있으며, 자기 탓으로 어려움에 처하는 것이 아니면서 주변 사람들의 시기, 질투로 빚어지기 때문에 우리는 모든 환경에서 순명의 정신으로 받아들이고 참고 인내하여 하느님의 섭리에 경탄하면서 감사를 드려야 합니다.

 

㉡ 가족의 분쟁, 고부간의 갈등, 형제간의 갈등으로 고민하는 아브라함의 난처한 입장을 생각해보면, 침묵과 현명한 개입으로 절충해 보는 것이 하느님의 뜻인지 우리는 모르고 있습니다. 인간적인 판단으로 사라의 말을 따랐던 아브라함이 ‘하갈과 그의 아들 이스마엘’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 스스로 답을 구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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