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 몸에서 난 이로서 가장 큰 사람 세례자 요한의 축일이 오늘입니다. 그는 진짜 사나이였습니다. 그분이 남기신 가슴에 남는 말씀이 있습니다.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합니다. 예수님께 세례를 준 이 세례자 요한은 분명 예수님보다 앞선 사람이었고 선생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작아질 것을 결심하였고, 예수님을 자신이 신발끈을 맬 자격도 없는 큰 사람이라고 선포합니다.
교회는 예수님의 탄생시기를 동지로, 세례자 요한의 탄생시기를 하지로 정하고 있습니다. 동지는 해가 가장 작은 시기이며, 하지는 해가 가장 긴 시기입니다. 그러나 동지는 긴 어둠의 시기를 마감하고 이제 낮이 길어지기 시작합니다. 반면 하지는 길었던 낮이 짧아지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한 사람은 작아지고, 한 사람은 커지게 됩니다.
작아지는 사람, 세례자 요한! 작아지는 것,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입니다. 이웃을 위해서 작아지는 사람, 그런 사람이 동네를 지키는 면장이며, 또 더더욱 작아져야 하는 사람이 구청장이요, 시장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작아져야 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의 모습입니다. 그렇지 못한 현실이 우리의 아픔이요, 용산의 아픔인 것입니다.
이제 민주주의는 우리에게서 시작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정에서 작은 이가 되어 섬기는 것으로부터 우리 살아가는 자리에서 작아지는 것으로 우리의 민주주의는 이루어질 것이며 새로운 국가 공동체를 준비하는 시작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