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저의 장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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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욱 [juhappylife] 쪽지 캡슐

2005-12-11 ㅣ No.4311

 

자기의 가려진 이야기를 하기가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발가벗은 마음으로 저의

집안이야기를 하렵니다. 집사람이 알면 혼나고도 남을 이야기를 몰래 해야 겠습니다.

저의 집에는 82세의 장모님이 계십니다.

강원도 평창 시골에 계시든 장인 장모님이 저희 집에 오신 지도 2돌이 지났습니다. 약 2년 전 장인이 돌아가시고 혼자 계신 장모님이 시골로 다시 되돌아 가셔서 잠깐 계셨는데 딸인 저의 집 사람이 다시 모셔 왔습니다. 본인은 사위에게 미안하고 또 아무래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불편함이 있었으리라 짐작됩니다. 그곳에는 장모님의 친동생이며 처이모인 한 분이 계시기에 자주 소식을 전해 옵니다. 어떤 때는 헛소리를 하기도 하고 추운 겨울날에는 보일러를 때우는 지라 위험도 하고 이런 저런 생각에 도저히 본인의 딸이 마음이 편치가 않아 오히려 불안함이 더 커서 잠을 잘 수 없는 지경이라 노인을 모셔왔답니다. 저의 집에 오신 이후로, 겨우 성호만 할 줄 압니다만 영세를 받았고 얼굴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처음에는 말하기 싫어하는 성격이라 노인정에 가서도 입을 봉하고 잘 어울리지 못하였는데 지금은 꽤 말도 하곤 한답니다. 하지만 운동한다고 저의 아파트를 나서면 집을 찾아오지 못하고 다른 방향으로 4시간 이상을 가끔 헤매다가 누군가 태워줘서 또는 어디서 연락 오면 사위인 저가 가끔 찾아오는 경우가 생기곤 한답니다. 전에는 허리가 굽어서 잘 다니시지도 못하셨는데 밀고 다니는 노인환자용 의자를 사 주었더니 잘 밀고 다니면서 운동을 한답니다. 당료환자라 가끔 의식을 잃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운동을 권합니다. 집 사람이 함께 따라다니면 되겠지만 하루 4번 (새벽 6시부터) 투석을 해야 하는 신부전증 환자가 그렇게 까지 보살펴 드릴 수 없습니다. 근래에 와서는 대. 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매일 딸이 처리를 해 주다가 이제는 기저귀를 채워서 어린아이처럼 처리를 한답니다. 딸은 가끔 본인이 환자라 힘든데 이런 일 까지 해 주어야 하니 기가 막혀 눈물을 뿌리곤 하는 데 남편인 제가 도움이 되는 일이 없으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매일 몇 번이나 대. 소변을 처리해 줄 수는 없어도 목욕이라도 시켜주어 집사람을 돕고자하나 사위를 알아보고 정신은 또렷한 데 장모님의 자존심을 상해드릴 까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저희는 생활한답니다. 얼마 전부터 고맙게도 이웃 자매님이 일주일에 한 번씩 목욕을 시켜준답니다. 얼마나 고마운 지 이루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저희는 잘 살지는 못해도 남 신세지지 않고 살아왔는데 제가 사업을 실패하여 큰 충격과 어려움을 빼고는 단란한 생활을 해 왔답니다. 그러나 약 4년 전 한복가계를 하든 집사람이 만성신부전증으로 투병생활을 하게 되었답니다. 누군가 대신해 줄 수 없는 고통스러운 환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일이 저의 가정에 찾아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였습니다. 자주 눈이 터지는 지라 경고는 있었습니다. 어떤 날 잘 알지도 못하는 두 여자가 며칠 사이를 두고 찾아와서 죽었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산 사람을 보니 너무나 반갑다고 하드랍니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고 병원진찰을 미루고 동내병원에서 시간을 허송세월한 게 잘 못 되었다고 후회도 된답니다. 누구나 불치병이 걸리고 장애자가 되고 가정에 우환이 온다는 것을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찾아온답니다. 어느 누가 나는 절대 그럴 수가 없다고 장담하겠습니까? 평소에 운동 열심히 하고 좋은 약도 먹고 하니까 건강관리를 잘 하니까 나는 절대 아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이런 분 들은 상식적으로는 건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입에 들어오는 음식이 전부공해요 매일스트레스를 먹고 생활하는 우리들이 무엇을 해결 할 수 있을 까요? 어느 누가 죽음을 피해갈 수 있습니까? 불운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만 인간이 병 없이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래서 사회복지는 국가정책상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본인은 생각합니다. 저는 독일에 약 2년 정도 산 적이 있습니다. 뇌막염에 걸려 죽을 수 있는 사항이었으나 약 5개월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돈 한 푼 들지 않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독일의 의료보험제도이며 사회복지 제도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현 제도상 중한 병 걸리면 제대로 치료한 번 받지 못하고 죽습니다. 엄청난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12. 6일 저녁 10시 kbs에서 빈곤자에 관하여 방송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실직하여 그간 모아놓은 돈 다 까먹고 처와 이혼하고 아이 셋을 키우면서 겨우 목숨만 이어가는 가장, 실직하여 대신 나선 세아이의 엄마는 백혈병으로 쓰러져 뇌이식 기증자가 있어도 6000만원이나 되는 수술비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형편상 포기하고 결국 죽어간 사람, 트럭에서 5식구가 이 추운 겨울나기를 하는 가족들, 이루 말 할 수 없는 절대가난으로 살아가고 있는 인구가 약 800만이라 합니다. 자식들이 돌볼 형편이 되지 못해서 자식이 있다는 것만으로 국가로부터 아무런 혜택을 받을 수 없고 시설도 가지 못하고 엄청난 고통 속에 있는 많은 극빈자 들, 기초생활자로 월 100몇 십만 원의 도움을 받아도 겨우 직장을 구한 것이 100몇 십만 정도라고 하면 기초생활로부터 혜택이 취소되고 그것도 가족 중에 환자가 있으면 속수무책으로 입원할 수가 없고 입원해도 진료비를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하느님을 믿는 다는 것, 이것은, 사람은 무엇을 위하여 세상에 태어났느뇨? 영생을 구하기 위해서입니다고 답을 하는 우리 신앙인들은 국가핑계만 되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지금부터 발 벗고 나섭시다. 형편이 되는 사람들은 형편대로 몸으로 때울 수 있는 사람들은 몸으로 봉사의 길에 기쁨으로 뛰어듭시다. 지금 우리들은 경기가 좋지 않아 거의 모두 아주 힘듭니다. 많은 실업자들 사업실패자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우선 우리 신앙인들끼리라도 서로 도웁시다. 우리 형제자매님들이 하는 생활방편이 무엇이든, 하는 일을 같은 값이면 도우면 됩니다.  신자들이 형편이 나아지면 그것이 교회로 되돌아옵니다. 또한 먼저 신자들이 나서서 사회복지에 뛰어들고 각 지역 기업, 주민들이 참여하는 방법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주변 가까운 친. 인척들. 친구들에게 좋은 일에 한번 투자하라고 권유도 해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이것이 신앙인으로 가야하는 길이 아니겠습니까?  한 해가 또 저물어 갑니다. 좋은 마무리 속에 교우님들 가정에 평화가 깃드기를 기도드립니다. 

2005. 12. 11일 자선주일에


*한 번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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