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깜.복.기 8/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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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petrojin] 쪽지 캡슐

2004-08-06 ㅣ No.3371

다해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복음 : 루가 9, 28-36

 

고통앞에 조급함을 없애는 것이 변모의 열쇠

 

우리 나라 사람들의 조급함은 세계가 알아준다고 하지요. 음식을 주문하고 돌아서면 곧바로 재촉합니다. 그리고 음식이 나오면 금방 먹고는 쏜살같이 밖으로 나갑니다. 차를 탈 때는 앞 차의 출발이 조금이라도 늦으면 크락숀이 가만있지 않지요.

 

솥에 밥을 앉히고 불을 지피면 김이 나고 부글부글 끓어오릅니다. 그렇게 끓었다고 해서 곧 솥뚜껑을 열고 밥을 퍼내면 그 밥은 설익게 됩니다. 얼마 동안은 뜸을 들여야 합니다. 즉, 참고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종종 참고 기다리는 모습이 아쉽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수고보다도 열매가 앞서기 때문이 아닐까요?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는 앞만 보고 달릴 줄 밖에 모르는 조급한 우리들에게 이런 점을 깨닫게 해줍니다. 베드로에게 부족했던 것은 바로 고통을 피해 현실에 안주하고 부활을 기다릴 수 없는 조급함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과연 나에게도 이런 조급함이 있지는 않았는지 반성하게 되네요. 현실에 안주하거나 나의 조급함으로 인해 혹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시련과 계시, 이것이 바로 변모의 열쇠입니다. 예수님은 고통이라고 하는 십자가 저 편에 부활의 영광이라고 하는 변모를 예시해 주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분 안에서 고통이 나름대로 의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고통 없이는 거룩한 변모가 있을 수 없고, 또 고통을 참고 인내함이 없이는 거룩한 변모가 있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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