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2동성당 게시판

반 미사, 집 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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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숙 [sinb] 쪽지 캡슐

2000-12-08 ㅣ No.713

반미사 ,집축성

 

지나고 보니 대림 첫주일을 보내는 저에게 그것은 짧은 기다림이었습니다.

주보에서 ’집 축성 하실분 어쩌고---.볼때마다 뭐 새로 이사온 분이거나 개업하시는 분에게

해당되는 말이겠지’ 하며 지나쳤는데.

 반장님이 "12월초에 저희 반미사 있으며 집축성 하실분 신청 하세요"했습니다

. ’우리는 집도 너무 누추하고 셋집이라 언제 이사갈지도 모르는데 뭘’ 하다가 언뜻

’아니지, 신부님이 우리집 앞을 지나가시는데 그냥 가시게 하면 그건 신자된 도리가 아닐거

야. 뭐 어때 사는 그대로를 보여드리고, 언제 이사 가더라도 집에 살고 있는 우리가족이 중

요하지 . 그래. 예리고의 맹인처럼 나도 용감해지자.’

"반장님 우리요."  처음에는 그래도 담담했는데 며칠전 쯤부터   ’아무리 사는 그대로래도

청소는 해야지.’

"베로니카씨 언제 김장해요?" "응 나는 5일 지나서 할거야." 김장도 미루고.

 끌어내서 버리고, 털어내고, 쓸고, 닦고,

 "시원아, 너 이제부터 네 물건 방바닥에 굴러 다니면 매 다섯대 맞을줄 알아야 해"

"경한아, 너는 집에 무슨 일이 있건 그렇게 너 하고 싶은 일만 할래? 네 방 말끔히 치워"

그래 수정이는 꼭 일 있을 때는 MT가더니, 이제 감기 몸살.

아이고 허리야. 이제 더 이상은 못해.

시원이 아빠는 청소 다 끝나니까 와서 "신부님 한달에 한번씩 오셨으면 좋겠다."

 드디어 저녁. 반장님이 오시고 곧이어 신부님이 오셔서 기도해 주시고 방마다 축성도 해

주시고. 짧은 담소. "그럼 있다가 미사때 뵈요."

기껏 준비 해 놓고 "신부님, 차 한잔 드세요." 그 소리도 못 했을까 .황송하고 고맙고.

 가시는데 ’고맙습니다’고 인사는 했었는지 기억도 안난다.

미사시간 되어서 가는 길에 지혁이 엄마, 반갑다. 직장 나가니까 같은 층에서도 잘 만나지

못하는데.

엘리베이터 안에서 10층 루치아씨, 3층 베로니카씨, 형제분들, 짧은 길에서 다 만난다.

 오순도순 옹기종기, 아이들과 아빠들과.  

손잡고 ’주님의 기도’는 절정. 미사 끝내고  반원들이 정성껏 준비한 간단한 다과 시간.

  같은 성당 같은 미사시간에 앉아 있으면서도 느끼지 못한 또 다른 느낌의 진정한 이웃과

의 화합의 시간이었습니다. 바로 초대 교회의 모습이 이러지 않았을까요?.

생각한 것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가벼운 설레임속에서 집으로 돌아와 기도 드리는데 그때서야 ’아, 나는 마르타처럼 외적인

것에 너무 많이 마음을 빼앗겼구나. 비어 있는 한구석으로 허둥대는 내 모습이란.’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린다고 입으로 말하고 귀로 들으면서 정작 내 가슴은 열려 있지

않은건 아닌지. 준비된 자만이 복을 받을 수 있나니.

주님 ,저를 항상 깨어 있게 하소서. 몸과 마음 모두가. 아멘.

우리 아가페 반장님과 골롬바 구역장님 실비아씨,애많이 쓰셨구요.

 34구역 3반 모든 반원들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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