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회성당 자유게시판

깊어가는 이 가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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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 [novita] 쪽지 캡슐

2003-10-07 ㅣ No.3167

심심했던지 재두루미가 후다닥 튀어 올라

푸른 하늘을 느릿느릿 헤엄쳐간다

그 옆의 콩꼬투리가 배시시 웃다가 그만

잘 여문 콩알을 우수수 쏟아놓는다

 

그 밑의 미꾸라지들이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봇도랑에 하얀 배를 마구 내놓고 통통거린다

먼길을 가던 농부가 자기 논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가만히 들여다본다

 

 

 

 

- 이시영의 시 ’시월’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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