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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를 바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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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인 [yisangin] 쪽지 캡슐

2007-03-22 ㅣ No.1405

Buru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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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선화를 바라보면서                

 

 

 

Buruno-Yi

 

 

 

언제쯤이었을까,

겨울내 꽁꽁 얼어 붙었던 대지의 껍질을 헤치고

피어난 수선화의 노란 꽃망울이

그렇게 정겹고 갸릇하고 사랑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하던 때가,

 



 

 


 

아마 나도 모르게 내 삶이

 쓸쓸하고 춥다고 느껴지기 시작하던 때와

일치하지 않았나 생각하여 본다.

그간 세파에 시달리다 보니 못한 것이 많아서 였을까.

가지지 못한 것이 많아서 였을까.

뜻대로 되지 않는 환경에 절망하고

끝 없이 불어오는 바람에 지쳤던 탓일까.

먹고 살다보니 그랬던 것이라고 입 버릇처럼 얼부 머리고

씁쓸하게 나를 돌아본다.

 



 


4월이 오면 또다시 나는

잊었던 주님의 부활을 기억한다
겨울이 추우면 추울수록 수선화의 빛깔이

더 영롱하고 아름답게 피는 것처럼
환경이 춥고 어려울수록 주님의 부활이

더 강열하게 내 영혼을 흔들어 깨우듯이

나는 앙상하게 메말랐던 내 영혼의 부활을

주님 손에 맡겨 본다.

 


 


세상일이란 겉만 봐서는 알 수 없는 거야.
어떤 사람이 정말로 행복한 사람인지 아닌지

어떤 사람이 정말로 절망과 고통에서 신음하고 있는지

어떤 사람이 주님만을 위해 기도하고

사랑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야

그래서, 주님은 부활하시고

4월이면 다시 우리 곁을 찿아 오시는 거야

 


 

 

 

그래, 이제는 추워하지 말자.
지난 내 삶이 쓸쓸했던 것은

내 자신만을 생각 하다보니 그랬던 것이라 생각하고

집안부터 쓸고 딱고 정리하고 버릴 것 버리자

그리고 이웃집 매일박스 아래에

수선화 한 포기를 심어주자

 

 


 


 


 

주님이 오시는 길,

수선화 개나리 따다 자리 깔고,

 매화는 화병에 멎지게 꽃아

그 날을 기다리자  주님이 오실 때 까지

두 손 모아 끝없는 열정으로 기도하는 것도 잊지 말고



 

 
 

                                      언제였던가,

너를 바라 보는 것이.
어느 봄날 꿈속이 아니라

우리를 보고 싶어 찾아 오시는

주님의 모습 이였든 것을,

잊지 말자



 

 

너의 예쁜 눈 속에 봄이 가득하듯이.  
뜰 앞에 나부끼는 수선화가

그래서 그렇게 다정 스러웠구나
주님의 부활을 알리는 너의 모습이

그래서 그렇게 아름다웠구나

 

 

 

 

Buruno-Yi

 

(작년 부활절날 필라성당 주보에 올렸던 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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