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덕동성당 게시판

시간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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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춘 [kmcanselmo] 쪽지 캡슐

2006-11-01 ㅣ No.2422


      시간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는다. 무서워하지 말자. 시간은 잔인하지만 공평하다. 잠들어 있는 것, 깨어 있는 것, 여기에 있는 것, 저기에 있는 것, 모든 것들 위로 흘러간다. 꿈은 오로지 사라지기만 하는 건 아닐 거다. 육체는 오로지 낡아가기만 하는 건 아닐 거다. 사라지고 낡아가면서 남겨놓았을, 생에 새겨놓았을 비밀을 내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뿐일 거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함부로 살지 않는 일. 그래, 함부로 살지 말자. 할 수 있는데 안 하지는 말자. 이것이 내가 삶에서 보일 수 있는 최고의 적극성이다. 기어이 잊어야만 하는 일을 벌써 갖지 말자. 왔다가 가버린 것, 저기에서 진이 빠져 마침내 숨을 죽인 것, 여기에서 다시 생기를 줘 살게 하자. 시간에 빼앗기기 전까지 아무것도 잊지 말자. 겉도는 주장으로가 아니라, 이 흘러가는 시간의 무상함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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