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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찰을 달고 교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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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jsk7979] 쪽지 캡슐

2001-03-28 ㅣ No.1978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

학교 정문 앞을 학생주임 선생님이

매일 아침 지키고 있었다.

 

지각하는 사람에게 벌을 주기위한 목적과 아울러

명찰을 달지 않고 오는 이들 역시 혼을 내주기 위함 이였다.

 

매일 종례시간에 담임 선생님은

명찰을 달지 않고 등교해 망신 당하는 일이 없기를

우리들에게 강조했었다.

 

십수년이 흘러

이젠 성당에서는

명찰을 달지 않으면 성체를 모실 수 없다고 얘기를 한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

정말 내가 철없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마치 성당이 초등학교 같고

신부님은 학생주임 선생님 같고.

그리고 미사시간 마지막마다 신부님은 종례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으니까…

 

초등학교 시절에

명찰을 가슴에 달고 교문만 통과하면

그걸로 명찰을 달 필요성은 다했다고 생각했던

그 철없는 생각들이

다시 머릿속에 정열되는 것을 느끼면서

난 부질없이 십수년을 살아온 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았다.

 

그런데  

신자들은 상대방 가슴에 달린 명찰을

서로들 얼마만큼 쳐다보고 있을까?

 

혹시

신자들이 상대방의 명찰을 바라보고 그 사람과 인사를 나누는 것보다

성체분배할 때 신부님이 더 많이 신자들의 명찰을 바라보고 계신 것은 아닐까?

 

성체성사를 할 수 없다는 신부님의 무서운 말씀에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성체를 모시기위한 수단만으로

명찰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내가 괜한 걱정을 했나보다

신부님이나 사목협의회 어른들이

그리고 답십리 성당 신자들이

나만큼 바보같진 않을 테니까……

 

                                              답십리 성당 청년 장성근 사도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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