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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 백주간 봉사자 사례발표 24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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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자 [her98127] 쪽지 캡슐

2013-09-12 ㅣ No.135

+ 찬미예수님 +

저희 구역 성서백주간 '사랑반'은 처음에는 7명이 시작하였으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2명이 그만두게 되어, 지금은 5명의 자매들이 하고 있습니다.

이 희자(글라라), 김 영순 (사비나), 진 안나(안나), 정 영순(스콜라스티카), 한 동수(말다)...

성서를 읽는다는 것만으로도 무척이나 부담스러워하던 자매들이...

일 년이 지난 지금은 이루말할 수 없이 행복해 합니다.

저희 사랑반에는...

세례받은지 30년 된 자매와 세례받은지 5, 6년밖에 되지 않은 자매가 있습니다.

30년차 자매가 새내기 자매에게...

"나는 30년이 되었어도 성경통독을 할 기회가 없었는데...

자매는 세례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성경통독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큰 축복이지..."

하고 말합니다.

경치 좋은 곳에 살면서도...

단풍이 고운지도 몰랐는데...

이제서야 단풍이 보인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깊은 잠을 자 본적이 없는데...

성서백주간을 하면서 잠도 아주 잘 잔다고 합니다.

지난 봄, 진달래가 온 산을 덮을 무렵이었습니다.

새벽마다 오르는 산...

숨이 턱에 닿도록 힘들게 깔딱고개를 지나고...

융탄자가 깔린 듯, 폭신폭신한 솔숲길을 내려오다...

잠시 쉴 양으로 바위에 앉아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보다가...

세상에나!

나도 모르게 탄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글세, 제가 지나온 길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꽃길이었어요.

꽃길을 바라보다가 뜬금없이...

장례미사 때마다 부르는 노래, [귀천]을 지은 천 상병 시인이 생각났습니다.

"아름다운 이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어 억울하게 고문을 당하고 거의 폐인이 되다시피 했는데...

도대체 시인은 어떤 마음이었기에, 이토록 아름다운 시를 쓸 수가 있을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었거든요.

세상을 향해 분노하고 원망해야 할 텐데...

어떻게 아름다운 이 세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어떻게 고통스럽고 억울해야 할 세상살이를 '소풍'이라고 노래할 수 있을까,

생각했었는데...

그날에서야 시인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천시인 생전에 작가 이 외수씨가 물었답니다.

만약에, 그때 당신을 고문했던 사람들을 만난다면 무슨 말을 해 주겠느냐고 했더니...

시인은...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 하더랍니다.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즈카르야 서,13장 8- 9절...

온 땅에 삼분의 이가 잘려 죽고 삼분의 일만 살아 남으리라.

나는 그 삼분의 일을 불 속에 집어넣어,

금을 제련하듯 그들을 제련하고, 은을 제련하듯 그들을 제련하리라.

그들은 나의 이름을 부르고 나는 그들에게 대답하리라.

나는 "그들을 나의 백성이다!"하고

그들은 "주님께서는 우리의 하느님이시다!" 하리라.]

억울하고 힘들다고만 생각했던 나의 시련과 고통이...

금을 제련하듯, 은을 제련하듯 갈고 다듬어서...

잘려 죽지 않고 당신의 백성이 되게 하시고자 하신 주님의 뜻이었음을...

주님의 은총이었음을 이제서야 알 것 같습니다.

[오해]

하느님이 나를 너무 사랑하심으로 나를 더욱 더 주님의 모상과 닮게 하시기 위해

나의 모난 부분을 깎으실 때...

하느님은 그것을 "사랑"이라 부르시지만...

나는 그것을 "고통"이라 부릅니다

하느님의 나를 너무 사랑하심으로 나를 하느님의 나라로 인도하시기 위해

낮은 마음과 넓은 마음을 갖게 하시려고 좁은 길로 인도하시는 것...

하느님은 그것을 "은총"이라 부르시지만...

나는 그것을 "시련"이라 부릅니다.

사탄이 나와 하느님과의 관계를 질투하여 나를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게 하기 위하여

나에게 물질의 부유함과 세상의 즐거움을 풍족히 불어넣어 주었을 때...

하느님은 그것을 "유혹"이라 부르시지만...

나는 그것을 "축복"이라 부릅니다.

그렇게 하느님의 계획과 뜻을 오해하고 잘못 받아들일 때가 많습니다.

하느님의 시선으로 하느님의 기준으로 주님의 계획하심과 뜻하심을 깨달을 수 있도록

주님께 아버지의 지혜를 구하고...

나의 아둔하고 어두워진 눈을 밝혀 달라고

간절히 기도합니다.

간혹, 이해할 수 없는 일들로 인해

마음이 무너질 때도 있겠지만...

그분은 이해할 대상이 아니라 믿어야할 대상이기에...

늘 하느님과의 시선 맞추기를 게을리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성서백주간을 하면서 새롭게 느껴지는 것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지금 내 곁에 있는 것 모두가 이미 전부터 있던 것이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닌데...

이미 오래전부터, 그랬을 것들을

마음이 닫혀 있어서...

아둔하고 어두워서 전혀 깨닫지 못하고 살았던 것이겠지요.

코헬렛 1장 9절...

[있던 것은 다시 있을 것이고

이루어진 것은 다이 이루어질 것이니

태야 아래 새로운 것이란 없다.]

아마 그날도...

헉헉거리며 숨가쁘게 산을 오르지 않았다면...

흔히 보는 진달래꽃이 새삼스럽게 아름다워 보이지 않았겠지요.

성서백주간을 하면서...

신기하게 느껴지는 것은...

일상에서 겪는 일이 성경말씀속에 모두 있다는 것이지요.

산에 올랐던 그날, 그 주의 공부할 부분이 즈카르야서였으며...

아는 형제님에게서 [오해]라는 기도문을 문자로 받은 것도 그때였습니다.

사랑이신 주님!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

"도둑이 언제 올지 모르니 늘 깨어 있어라..." 하시며

언제나 힘을 주시는 주님!

내가 혹시나 해이해질까 늘 걱정하시는 주님!

감사합니다.

끝으로...

저희 사랑반 자매들이 한마음으로 신부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신부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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