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15주간 금요일 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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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9-07-18 ㅣ No.3926

연중 제15주간 금요일 7/19

 

요셉에 의지하여 이집트로 내려간 이스라엘인들의 수가 점점 많아지자 이집트인들은 이스라엘인들의 수를 줄이고자 합니다. 아들을 낳으면 죽이라고 명령을 내렸지만, 그중에 모세는 살아남아 강기슭에 버려져 공주의 아들로 성장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모세가 자신의 신분을 알게되고 떨기나무 숲에서 하느님을 뵈옵고 난 다음 이집트 왕 파라오에게 우리 민족을 해방해 달라고 하자 거절을 당합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을 풀어주기까지 이집트에 재앙을 일으키시는데 그중 열 번째 재앙이 바로 이집트의 맏아들과 맏배를 잡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독서를 보면, 죽음의 천사가 이집트의 맏배를 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사람들을 건지시기 위하여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사는 집의 문설주와 상인방에 양의 피를 발라 구별하도록 합니다. 그래서 죽음의 천사가 피가 발라져 있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집안은 피해지나 가고 이집트 사람들의 맏배들만 치게 됩니다. 이렇게 이스라엘 사람들의 집안을 지나서 넘어갔다는 의미의 축제로 과월절, 즉 파스카라는 이름이 생겨났습니다(탈출 11,10-14).

 

이렇게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집트에서 죽음의 천사를 피하고자 잡은 흠없는 어린양을 파스카 어린양이라고 부릅니다. 이 전승은 이스라엘의 독특한 제사 양식에서 비롯됩니다. 이스라엘에는 다른 나라 민족과 달리 속죄제 또는 대속죄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사람이 죄를 지으면 그 죄를 씻는 의식으로 제사를 봉헌하게 되는데 그 제물을 죄지은 사람이 아니라 동물을 잡아 대신 제단에 바치는 데에서 유래합니다. 그래서 신약에 와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모습을 바라보면서 이스라엘의 대속제 전승과 관련하여 예수님께서 세상 사람들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십자가상 제물이 되셨다고 해석합니다. 예수님 친히 십자가상에서 돌아가시게 된 이유를 최후의 만찬상에서 많은 사람의 죄를 씻어주시기 위해 대신 돌아가신다는 사실을 미리 밝혀주심으로써 그 의미를 확인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사 거양성체 때, 성체를 들고서는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라고 부릅니다. 이 호칭은 구약에서 이스라엘을 죽음의 문턱에서 살려준 흠없는 어린양에 빗대어 신약에서 십자가상에서 우리 구원의 제물이 되신 예수님을 하느님의 어린양으로 지칭하는 것입니다. 일찍이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을 가리켜,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요한 1,29) 라고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성체성사를 영하며, 우리를 구하시기 위해 스스로 아버지의 뜻을 받아들여 제물이 되신 예수님을 바라보며, 우리도 세상을 구하기 위해 희생하시는 주님의 십자가상 제사에 참여하여 우리 삶 속에서 자그마한 희생을 하나씩 하나씩 바치기로 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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