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림동약현성당 게시판

바보 예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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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원 [pious] 쪽지 캡슐

2002-12-21 ㅣ No.1116

저도 노무현을 찍었지만 노무현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 좋은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남북문제때문에도, 경제개혁때문에도 지역통합때문에도 아닙니다. 가난한 사람들 때문입니다. 선거가 치열해 질수록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점점 없어졌습니다. 아마도 가난한 사람들은 돼지저금통도 던질 수 없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표가 별로 없어서 인지.... 이회창도 노무현도 점점 큰 얘기만 했습니다. 작은 얘기는 없었습니다. 윤도현의 노래중에 큰별은 없어라는 노래가 있는데 모두 큰 별만 되고자 했습니다.

 

예수님은 가난한 사람들을 선택해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살다가 가난하게 죽었는데....

결국 많은 사람들. 어느정도 살고, 어느정도 배우고, 어느정도 관심있는 사람들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지독하게 못살고, 지독하게 못배우고, 그래서 먹고 사는것 말고는 다른 곳에는 관심을 못두는 사람들은 여전히 찬밥이었습니다. 권영길 후보가 노동자 농민을 위한다고 했지만 저는 그것도 별로 느낌이 없었습니다. 왜일까......

 

예수님은 참 바보 같았습니다. 바보 노무현이라는 별명과는 차원이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대를 버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어제 텔레비젼의 개표방송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무것도 한 것이 없지만 정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정치가 시작되기를 바라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만날때 왜 이렇게 힘들까? 나도 가난하게 살았는데, 왜 이렇게 함께 하는것이 힘이들고 피곤할까? 하는 생각이 들때가 많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많은 정치인들이 그들의 힘을 다른 곳에 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팔지 않더라도 정말 정치인들이 자신이 가진 힘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쓰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이 못한 것을 그들이 할 수 있다는 고마움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투표를 하러 예전에 살던 구로동으로 갔습니다. 20분을 기다려 투표를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면서도 뭔가를 위해서 달려갔습니다. 그 기다림이 작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꼭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세계화가 또 신자유주의가 현상이라고, 거기서 멀어지면 우리모두 뒤쳐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거기엔 잘난 사람들의 세상만이 보장돼 있을 뿐입니다. 그것은 현상이지만 옳은 현상이 아닙니다. 거기에 같이 동참한다면 우리는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 왜냐면 예수님이 그렇게 살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대세를, 현상을 따른것이 아니라 대안을 그리고 하느님 나라를 위해서 살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 나라가 정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나라가 되기를 바랍니다. 아니 거기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가난한 사람들을 버리지 않는 나라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이 한많은 한반도의 한을 없애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바보같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우선적인 선택을 믿고 또 따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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