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惜別!!! 李 미카엘 主任神父님에게 드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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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atinus] 쪽지 캡슐

2006-09-02 ㅣ No.5439

 

  +하느님께 영광!

    이 성 운 미카엘 주임신부님에게는 평화!


        공경하올 이 미카엘 주임신부님에게 드립니다.

 

    뭐라고 써야 이 아쉽고 허탈한 제 마음을 표현 하리요.

    신부님과의 만남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 긴 인생에서 몇 번 있었던 가장 행복했다고 생각해온 만남의 하나 였었고 기쁨이 었습니다. 하느님의 특별 하신 선물로 받습니다.

   그런데 귀하고 좋은 일은 오래 가지 않는다더니 바로 그런 것인가 합니다.

   제 신앙의 사이클에서 겪는 짙은 안개 속이었는데 부르는 소리 있어 열어 보니 신부님 손짓이었습니다. 그때의 소회가 본당 홈페이지 참여마당에 올린 4050번의 글이었습니다. 

  

   안개 걷히고 밝은 태양과 푸른 하늘, 시원한 바람으로 또 하나의 세상 진하게 수놓는 기쁨이더니 신부님, 이렇게 떠나십니까? 너무 이릅니다. 나이답지 않게 허전해지고 역시 인간사는 무상하다는 말을 실감하는 며칠간 이었답니다.

   단 둘이 마주하고 조용히 이야기 나눌 기회도 가져 보지 못한 아쉬움입니다 마는 언제나 서로 통화가 되고 있는 것 같은 그런 감정이었습니다. 그냥 신부님이 하계동성당에 계시다는 그것으로 하루하루가 아름다웠고 평화 그 자체였습니다.

 

   만나고 헤어지고 그게 사람의 길이라, 늙는다는 것은 헤어지고 포기하는 과정이라서 이제는 웬만한 변화에는 익숙 해졌는데도 신부님 떠나신다는 소식은 저에게는 하나의 충격이었고 몇 달 동안을 다지고 다지면서 심혈을 기울여 출범시켜 주신 반석회의 바탕이 채 굳혀지기도 전에 떠나시니 순간 아득하기만 했었답니다.

 

       신부님을 보내드리는 마당에서 한두 가지 잊지 못할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하계동에 오셔서 곧장 하신 말씀 가운데 생생히 기억되는 바는

   부임 하시자말자 노약자들을 위한 엘리베이터 문제를 제기하시고 서둘러 설치공사를 시작하신 것입니다. 어려운 사람들을 바라보는 신부님의 뜻이 얼마나 간곡하신지를 알 수 있었답니다. 

 

    특히 우리 가슴을 적신 것은 부임 후 이어진 대림절 판공성사에서 자신이 잘 살았다고 생각하거든 그대로 성사표만 제출하라, 그 엄청난 신뢰에 누군들 감격하지 않겠습니까? 신앙이 믿음일진데 그 기초를 새롭게 해 주셨습니다.

  “신앙은 새로 시작하면 된다”

  “신앙문제나 교무금 등으로 고민하지 말고 와서 이야기하면 신부님이 해결해 주겠다. 그런 것으로 신앙을 손상 시키지 말라”고 하신 말씀은 너머지고 일어서며 믿음의 길을 살아가는 신앙인에게 얼마나 큰 위로와 용기가 되는지 모릅니다.

    율법을 딛고 넘어, 지치고 상처 입은 마음과 신앙을 어루만져 새 출발의 기회(start line)를 제공 해 주려고 노력하시는 신부님으로부터 우리는 더욱 강한 신앙적 희망을 얻고 있습니다.

 

    미사가 끝나면 어제나 성전 계단 아래에서 하얀 학이 춤을 추듯 수단자락 날리면서 이러 저리 뛰시며 한 사람이라도 놓칠세라 분주히 신자들의 손을 잡던 웃음 띤 그 모습도 모두의 눈에 오래도록 선 할 것입니다.

 

    특히 노인들에 대한 각별하신 배려에 깊은 감명을 지닙니다. 계단을 내려오는 할머니들에게 넘어질세라 두 손으로 잡아 주며 “천천히 천천히” 하시던 신분님의 그 음성이 귓전에 울려오는 것만 같습니다. 

   

    또한 지루한 장마와 찌는 무더위 가운데 작업복 차림으로 교육관과 지하실 공사장을  땀범벅이 되어 오르내리시면서 “나는 공사 감독입니다” 하고 활짝 웃으시던 모습에서 우리는 송구스러움, 안쓰러움으로 그저 만감이 교차 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로서는 잊을 수 없는 일 들 입니다.


    인간의 행복은 희로애락의 양으로 측정 된다고 심층심리학자가 말합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하계동 골목을 통해서 신부님과 우리 하계동 신자들이 공유한 온갖 희로애락의 추억은 하느님을 둘러싼 기쁨이요 괴로움 이였기에 모두 주님께서 축복해 두셨을 것입니다.

   이런 추억은 하늘이 우리에게 주신 아름다운 선물이요 그래서 지금은 희미하게 보이지마는 그때는 맞대고 보리라는 그분을 향한 희망을 더욱 강하게 가지게 됩니다.

  

     아직은 헤어진다는 실감이 아니지만, 그래도 스스로를 위안하기로는 멀지 않기에 가끔이라도 뵐 수 있겠고 심부님 집전 미사에 참석할 수도 있을 것이니 행복하다는 생각입니다. 신부님 새 임지의 일들이 정돈되고 단풍잎 곱게 물들기 시작할 때쯤이면 저도   병원출입도 끝날 것임으로 기쁨을 안고 찾아 뵙겠습니다.

    

부디 하계동의 아름다운 추억을 가방에 가득히 담아 가 주시기 바랍니다.

하계동 모든 교우들은 떠나시는 당신을 오래오래 기억할 것입니다..     

신부님께서도 사랑으로 짙게 물든 하계동 교우들, 특히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오래오래 기억되시라고 믿습니다.

 

         뜨거운 감사와 위로를 드립니다.

         신부님 기도 안에 항상 함께 할 것이오며

         신부님의 현재와 앞날의 광영을 위하여 마음을 모아 기도 하겠습니다.

   

 

                                               2006년 8월 30일  하계동에서 김재환 아오스딩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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