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 화

2014년 10월 세나뚜스 지도신부님 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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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뚜스 [senatushp] 쪽지 캡슐

2014-12-08 ㅣ No.222

결실의 계절을 보내며

손희송 베네딕토 신부님


결실의 계절이라고 하는 10월이 다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 때쯤이면 들판의 곡식이 익어가는 것을 보고 또 잘 익은 과수원의 과일을 보면서 우리는 올 한 해 동안 얼마만한 결실을 맺었는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우리의 맨 마지막 결실에 대해서는 하느님 앞에서 평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풍성한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데 그 은혜가 어떤 결실을 맺었는지 물으실 것입니다. 그 결실은 사랑이라는 열매입니다. 프랑스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평생을 바친 피에르 신부님은 인생은 사랑을 배우기 위한 한 순간에 불과하다고 했을 정도로 우리가 하느님 앞에 내놓을 수 있는 결실은 사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 사랑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는 율법의 핵심이 사랑이라고 하시며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고하십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웃을 사랑한다면 그것이야말로 하느님 앞에 내놓을 수 있는 소중한 결실이 될 것입니다.


사랑은 나누는 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과 재물과 같이 우리가 가진 것을 나누어 사랑의 결실을 맺을 수도 있지만 어떤 때는 인내로써 사랑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모님께서는 이해할 수 없는 놀라운 일들을 경험하실 때마다 바로 판단하지 않으시고 곰곰이 생각해 보고 마음속에 간직하셨다고 합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성모님께 나타나서 아기를 낳게 될 것이라는 말을 했을 때 성모님은 처음에 잘못 알아듣고 곰곰이 생각해 보셨다고 합니다. 예수님을 낳고 목동들이 방문했을 때, 예루살렘 성전을 방문하여 예수님을 잃었다 다시 찾았는데 예수님께서 엉뚱한 알아들을 수 없는 대답을 하셨을 때에도 마음속에 간직했다고 합니다. 물론 이것이 평범한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인들은 마음이 급해서 어떤 일을 당하면 바로 바로 감정적으로 반응을 하고 서로 마음에 상처를 입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요사이 인터넷에서는 실시간으로 바로 바로 댓글을 다는데, 좋은 글보다는 상대방을 욕하고 헐뜯고 비방하는 글을 달아서 서로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현대인들은 자극에 민감하게 즉각적으로 반응을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좋은 것이 나올 수 없습니다.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도 성모님처럼 거기에 숨겨진 뜻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하고 숙고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누가 나에게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고 상처를 주는 말을 하더라도 그것을 마음에 새기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고 그것 또한 좋은 이웃 사랑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우리가 하느님 앞에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지위, 재산, 명예도 아니고 순수한 사랑만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결실의 계절에 하느님 앞에서 결실을 맺는 사람이 되자는 결심을 하고 무엇보다도 성모님을 따르는 사람들로서 성모님처럼 생각하고 마음에 간직하는 레지오 단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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