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7개국어가 가능하셨던 김 추기경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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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석 [priscus] 쪽지 캡슐

2009-02-18 ㅣ No.8279

선종하신 김추기경님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워낙에 큰 어르신이셨기에 떠나신 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지고 공허합니다.
TV에서 어제 오늘 님을 위한 여러가지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는데
 제가 들은 추기경님의 에피소드 하나가 생각나 이 글을 올립니다.
 
추기경님께서는 외국인을 대하실 때 동시통역사가 수행하셨다는데
이 통역사를 통해 알려진 일화라고 들었읍니다.
추기경님께서는 여러나라 말이 가능하셔서 통역사가 필요없는 경우가 많으셨는데도
그를 위한 배려로 항상 대동하셨답니다.
하루는 통역사가 추기경님께  "추기경님은 몇개 나라말이 가능하신가요?"라고 물었더니, 추기경님께서 '난 7개 나라말을 하네"라고 답하시면서
" 내가 한국사람이니 한국말을 하고, 내가 교육 받을 때가 왜정시대였으니 일본말을하네.  미국이 강한나라이니 미국말도 해야하고,
또 독일에서 공부했으니 독일말도 가능하고, 바티칸 본부가 이탈리아 로마 안에 있으니 이탈리아 말도 하고, 그 사이에 낀 프랑스말도 하고
마지막으로 가끔 거짓말도 하니 난 7개 나라말을 하네" 라고 말씀하셨답니다.
7번째 말로 가끔은 거짓말도 하신다던 추기경님,
물론 유머로 하시 말씀이지만 제가 받아들일 때는 엄청난 충격이었읍니다.
가끔 거짓말도 하신다고....
 
'난 그럼 몇 나라말을 하나?'
곰곰히 생각합니다.
20년 넘게 배웠어도 미국말은 땡큐밖에 모르고, 
일본은 여러번 다녀왔고 일식집을 수시로 다녔어도 아는 일본말은 다꽝과 덴뿌라 밖에는 없고, 중국도 여러번 다녀 오고  중국 음식을 수백번 시켜먹었어도 아는 단어는 없고 참으로 한심합니다.
로마를 너무 좋아해서 몇번 갔었지만 가이드가 없으면 꿀먹은 벙어리였읍니다.
역시 전 우리나라 말 하나만 가능한가봅니다.
 
헌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전 한국말도 잘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사회 생활, 가정생활을 하면서
말로써 다른사람을 혼란스럽게 한적도 많았고,
또 그들을 화나게 한적도 많았으며,
잘못한 걸 알면서도 다른사람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바라는 말을 한적도 없고,
더더욱 가족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 기억은 ...
아예 없읍니다.
 
아 아!
전 한국말을 못하는 걸 이제야 깨달았읍니다.]
 
그럼 내가 가장 잘하고 즐겨 쓰는 말이 뭘까하고 다시 생각합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읍니다,.
내가 가장 잘하고 유창하게 쓰는 말은.....
,
,
,
,
,
,
,
 거짓말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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