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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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원 [pious] 쪽지 캡슐

2001-09-29 ㅣ No.2353

간디학교라는 곳을 아시지요? 간디학교는 공교육에서 포용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새로운 차원의 교육으로 받아들이는 소위 대안학교라는 곳입니다. 경남 산청의 산골에 있구요.

처음에 아이들이 이 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자기들이 하고 싶은 공부나 일만 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좋아한다고 해요. 만약 아무것도 하기싫으면 안하면서 하고 싶은 일이 생길 때까지 기다린다고 합니다. 한 방에 4명정도가 살구요. 모든 결정은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함게 회의를 해서 결정하지 결코 선생님들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일은 없다고 합니다. 모든 노동은 함께 나눠하고, 공부도 하고 싶은 것만 하고 그러니 얼마나 좋겠어요

 

그런데 여자아이들이 학교에 들어오면 밤마다 운다고 해요, 처음에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엄마가, 가족들이 보고 싶어서 우는 줄 알았데요. 나중에 알고보니 엄마가 보고 싶어서 운다기보다는 옆에 있는 친구들이 미워서 울었던 것이었데요. 혼자 살다가 이제 친구들과 공동생활을 하다보니, 옆 친구들의 잠버릇도 밉고, 밥먹는 모습도 밉고, 하고 다니는 모습, 말하는 것, 모두 마음에 안들고 그렇다고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그렇게 미워하고 그렇게 울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모두 그렇다는 것이지요. 누군가 특별한 아이만 그런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떤 면에서 우리 모두 공주병 왕자병에 걸렸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모든 사람이 나를 위해서만 있어야 하고, 남을 위해서 내가 뭔가 할 생각은 하지 못하는게 바로 공주병이고 왕자병이 아닐까요? 옆에 있는 친구들의 사소한 약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리들의 이 미움병. 이제 고쳐야 할 것 같아요.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사랑하는 모습. 그게 우리가 병을 고칠수 있는 처방전이라고 생각해요.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가장 미워하는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약이지요.

 

명절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요즘, 기쁘고 행복한 가족모임이 되시길 빕니다. 이제 사랑으로 서로 받아주면서요. 가을 하늘처럼 우리 모두 맑아지길 바라는 서기원비오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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