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겸손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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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petrojin] 쪽지 캡슐

2004-07-20 ㅣ No.3348

오늘 아침 미사를 마치고 문득 겸손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너무나 제 자신에게 멀리 떨구어 놓은 채 살아온 것은 아닌지....

우주의 광활함, 창조 만물 안에서 모래알보다 작은 나의 존재를 깨달을 때 겸손의 수련은 시작된다고 했습니다.  하느님 앞에서의 겸손은 내 안에 숨어있는 또 다른 나에게 겸손할 수 있을 때 완성된다고 생각됩니다.
'진짜 남자다움이란 무엇일까?'하고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가끔은 터프한 척도 해보고 하지만... 그건 아닙니다. 그건 남자가 아닙니다. 진짜 강하고 남자다우려면 사소한 불평을 하지 않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삶에 대해 투정부리고 불평하는 남자야말로 보기 싫은 게 또 없으니까요.

 

인간의 본성은 흙과 같으니 흙처럼 부서질 수 있는 겸손함으로 내 인생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는자! 그대가 진짜 남자일지니라....그대가 진정 참 사제일지니라...
흙처럼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모든 것에 순응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하고 싶습니다. 사소한 불평을 버리고 흙처럼 겸손해질 때 우리는 원래 자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닐까요?

 

진정 하느님의 말씀을 귀담아 듣기 위해서는 겸손이 필요함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 점을 깨닫게 되지요. 겸손하지 못한 사람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지 않으니까요... 스스로 낮아지고 비워지지 않고서는 결코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 없습니다. 혹 들은 걸로 착각하나 그것은 하느님의 음성을 흉내내는 악마의 어설픈 성대묘사이거나 자신의 음성이기 쉽습니다.

 

<겸손=침묵>

님의 침묵을
깨닫았을 때에야
비로소
나의 묵은 때
털어 버리고
부끄러움을 벗을 수 있었나이다.

 

님의 침묵을
깨닫았을 때에야
비로소
내 교만의 옷
벗어던지고
십자가에 매달릴 수 있었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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