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교회음악

서울주보 음악칼럼: 음악으로 전하는 예수님 탄생 예고, 성탄 캐럴 가브리엘의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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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12-13 ㅣ No.2951

[온라인 서울주보 음악칼럼] 음악으로 전하는 예수님 탄생 예고


성탄 캐럴 <가브리엘의 알림(Gabriel’s Message)>

 

 

성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루카 복음서 1장 26절부터 38절에는 예수님의 탄생을 예고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주인공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천사 가브리엘과 이를 받아들이는 수줍은 처녀 마리아입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집안에 대림초를 놓으면서 시작된 성탄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 기대감을 정서적으로 높여주는 것이 크리스마스 캐럴이죠. 우리가 기억하는 크리스마스 캐럴은 어떤 것입니까? 대부분 썰매 타고 오는 산타 할아버지, 트리를 장식하자는 신나는 음악, 아니면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사랑이 이루어질 거라는 달콤한 음악들이 아닌지요.

 

하지만 유럽의 오래된 캐럴에는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가진 성스럽고 경건한 음악들이 많습니다. 그중에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께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캐럴, <가브리엘의 알림(Gabriel's Message)> 또는 <하늘에서 가브리엘 천사가 왔네(The angel Gabriel from heaven came)>라는 제목의 캐럴이 있습니다. 이 음악은 13세기 무렵 바스크 지방(피레네 산맥을 끼고 있는 스페인과 프랑스 접경 지역)에서 불리던 오래된 캐럴입니다.

 

『하늘에서 가브리엘 천사가 왔네. / 그 날개는 눈처럼 흩날리고, 눈은 불꽃처럼 타오르네. / “만세!” 그가 말하였네. “미천한 아가씨 마리아, 총애를 받는 여인이여.” 글로리아 … … 』

 

이 캐럴은 영국 성공회 사제이자 캐럴 수집가였던 사빈 바링 굴드(Sabine Baring-Gould)가 영어로 번역하면서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캐럴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 캐럴을 유명하게 만든 또 한 사람은 영국의 뮤지션, 스팅(Sting)입니다. 한때 록밴드 폴리스의 멤버로 활약했던 그는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노래하는가 하면, 런던 신포니에타와 스트라빈스키의 <병사의 이야기> 녹음을 하고, 루치아노 파바로티, 요요 마와 한 무대에 서는 등 클래식한 음악 활동도 많이 했습니다. 그는 1987년 <A Very Special Christmas(어 베리 스페셜 크리스마스)> 앨범과 2009년 <If On a Winter's Night…(이프 온 어 윈터스 나이트)> 앨범에 이 캐럴을 수록해서 이 곡에 관한 관심을 높였지요.

 

눈 내리는 겨울 밤, 장작이 타는 난로 곁에 앉아 가브리엘 천사가 전하는 예수님 탄생을 음악으로 듣는 상상을 해봅니다. 신비롭고도 따뜻한 불빛이 우리 가슴에 켜집니다.

 

그 희망의 빛은 아기 예수님이겠죠? 어서 오소서, 임마누엘!

 

[2021년 12월 12일 대림 제3주일(자선 주일) 서울주보 4면, 임주빈 모니카(KBS프로듀서, 심의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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