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릉동성당 게시판

하늘만 향해 피어 있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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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옥 [yimariaogi] 쪽지 캡슐

2008-11-05 ㅣ No.2496


        
        
        하늘만 향해 피어 있는 꽃
        
        
        고아하다고 해야할까
        거만하다고 해야할까
        땅에 발붙이고 있는 
        인간에게는 얼굴을 
        허락하지 않는다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라!
        가장 꼭대기에서 
        하늘만을 향해 피어 있는 꽃
        하늘을 바라보지 않는다면 
        만날 수 없는 꽃
        그분에게만 
        아름다움을 허락하는 
        네 자태가 부럽다/
        펌(이호자 마지아수녀님 기행문중)
        
        
        
        
        어스름 
        저녁 해가 기울면 
        생선 굽는 냄새, 
        된장 끓이는 냄새 
        집집마다에서 
        사람 사는 냄새로 
        도시 안을 메울 즈음, 
        
        
        가난한 식탁에 홀로 앉아 
        식사 전 기도를 올리는 
        그 마음에는 가장 
        풍성한 식탁을 차려주소서 
        
        
        
        아픈 사랑에 달려와 풀어 헤집고 
        외로워 달려와 눈물 뿌리고 
        힘들고 지친 삶에 기어와 기대고는 
        
        
        
        때로는 이기심과 불평으로 
        혹독하게 내려치는 우리 모두를 
        다 보듬어 어루만져 보내고 
        
        
        
        고독함으로 당신 앞에 엎드린 
        그 마음에는 끝없는 
        위로의 강을 흐르게 하소서 
        
        
        
        끝마칠 줄을 모르는 
        우리들의 죄를 대신하여 
        날마다 용서를 빌고 
        구원을 기도해주는 
        사랑 넘치는 그 마음에는 
        지치지 않는 힘으로 채워주소서 
        
        
        
        외롭다 말할 수 없고 
        힘들다 투정 부릴 수 없으며 
        갖고 싶다 욕심 부릴 수 없고 
        하기 싫다 거역할 수 없으니 
        
        
        
        순명서약과 유서로 
        해마다 죽이고 
        온전히 내어놓아 
        나가 없는 그 마음에는 
        찬란한 천상 기쁨을 
        미리 보여 주소서 
        
        
        
        광야에 홀로 선 고독으로 
        목말라 할 때도 멈추지 않는 
        구원의 샘물이 솟게 하시어 
        그 마음에는 성심 성사의 
        샘물이 흐르게 하소서 
        
        
        
        당신이 가신 가시밭길을 
        기꺼이 따라 밟고자 하는 
        그 마음에는 지치지 않는 
        인내와 당신의 사랑을 내려 주소서 
        
        
        
        자신의 욕망을 참으며 
        희생하는 그 마음에는 
        한줄기 어둠도 스치지 않게 하시어 
        완덕의 길에 이르게 하소서 
        
        
        
        그 마음에는 
        거룩한 사랑의 불을 놓으시어 
        오로지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의 사랑을 온 세상에 전해주어
        당신을 꼭 닮은 성화의 길로 나아가게 하소서 
        
        
        
        너는 나를 꼭 닮았다 어여삐 여겨주소서
        
        
        
        출처: 빠다킹신부와 
        새벽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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