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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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추기경 [cardinal] 쪽지 캡슐

2000-01-16 ㅣ No.1030

안소연에게

 

오랜만에 보내준 편지 반갑게 읽었다.

감기는 안 걸렸다지만 무릎이 그렇게 잠도 못이룰만큼 아프다니 걱정이구나. 병원에 가보았는지? 빨리 치료를 잘 받아서 완쾌되기를 바란다. 할아버지도 이제는 나이 때문인지 때때로 무릅에 약간의 통증을 느끼는 때가 있단다. 그래서 층계를 오르 내리는 것을 전보다 더 조심하는 편이지. 여기 게시판은 모든이에게 열려있어요. 사랑이 많다 적다 그런 구별을 누가 할 수 있을까? 우리 모두 약한 인간들이고 사랑 받기는 좋아하면서도 사랑하는 것은 힘들어 하지 않냐? 그럼에도 이런 공간을 통해서 서로가 생각을 나누고 때로는 기쁨도 슬픔도 고통까지도 나눈다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인것 같다. 그래서 우리 모두 서로를 본 일이 없고 만난 일이 없지만 서로 사랑함으로써 우리가 사는 이 사회를 보다 아름답게 가꾸어 갈 수 있지 않겠냐? 그래서 나도 이 공간을 좋아한단다. 그럼 부디 건강하기를 ....

 

 

이복선, 아녜스님

 

보내준 편지에 감사합니다.

여기 이 공간은 조금 전 편지에도 말한대로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열고 신앙과 생각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그리하여 기쁨을 함께 하고 아품도 함게 하므로 무언 중에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어 가는 사이버 공간입니다.

아녜스가 이를 인식하고 동참하니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여기서 서로 나눔으로서 주님안에 신앙의 힘을 얻고 그 힘으로 삶의 어려움을 이기며 살아갈 수 있다면, 더 나아가 믿음과 그 기쁨을 다른 이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앞으로 성령께서 우리 모두를 그렇게 인도하여 주시기를 바라며 은총속에 건강하기를 빕니다...

 

 

안충신에게

 

보내준 편지 고맙게 읽었어요.

작은어머니가 수술을 잘 받으셨는지?

또 그경과는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아무쪼록 수술의 결과가 좋고 곧 쾌유되기를 빕니다.

무슨 암인지 모르지만 초기라니 쉽게 회복되리라 믿습니다.

작은어머니 가정과 형제들 모두가 이 시련을 잘 극복하고 이를 통해서 주님안에 사랑으로 더욱 깊이 하나되기를 기원합니다.

 

 

강희전,로사에게

 

보내준 편지 고맙다.

답장을 받을 때마다 나를 위해 기도하고, 오래오래 살아 달라고 빈다니 고맙다. 이제 5개월만 지나면 고3도 졸업이라니 무슨 소리지?

홀랜드에서는 졸업이 5월에있는 모양이지?

야! 좋겠구나. 진심으로 축하한다.

전대사에 대하여 알아듣기 쉽게 설명을 해 달라니,

우리 서울교구에서 신자들에게 곧 배부할 자료에 적혀 있는 설명을 그대로 전해주마.

  ( 대사란? :

     세례를 받은 그리스도교 신자가 죄를 범할 경우에는 고해성사로써     죄를 용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하느님 앞에서 받아야 할 일시적인 벌은 그대로 남게 되는데 이 벌을 잠벌이라고 한다.

대사란, 합당한 마음 자세로 규정된 조건을 채우는 신자의 잠벌을 면해주는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선물이다.  대사부여에 원천은 교회보고에

간직되어 있는 그리스도의 무한한 성혈공로와 성인들의 넘치는 보속공로에 있다. 교회는 대사를 통해서 그리스도와 성인들의 공덕과 통공의 보물을 교회의 권한으로 신자들에게 나누어 주고 적용하는 것이다.)

설명이 더 알아 듣기 힘들게 했는지 모르겠구나. 쉽게 말하자면 우리가 세탁의 예를 통해서 알아들을 수 있다. 평소 빨래를 하지만 찌든 때는 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 지지 않은 때 까지도 없앨 수 있는 것이 전대사라고 알아 들을 수 있겠다. 고해성사를 통해서 죄의 사함은 받지만 그에 대한 벌은 남아있는데 그 벌에 대한 사함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그리스도의 구속공로와 성인들의 공로를 받는 것을 전대사라 한다.

 

그럼 이해가 되었기를 바라며 전대사를 통하여 이 대희년 값지게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안녕....

 

 

임주훈에게

 

보내준 편지 잘 읽었습니다.

어떻게 답을 하면 좋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매제가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그의 부인과 또 오빠되는 임 군과 가족 모두 함께 고통을 나누면서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드리고 있으니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생각할 수 없는 방법을 통해서 결과적으로는 모든 것을 선으로 인도해 주시리라고 믿습니다. 천주교 인권위원회에 이 건을 부탁한다니 잘 생각하셨습니다. 인권위원회는 사실을 잘 검토하여 최선을 다해 주리라 믿습니다. 참으로 죄는 용서할 수 없지만 그 죄를 깊이 뉘우치는 그 죄인은 불쌍히 굽어 보시기를 나도 기도합니다. 안녕히...

 

 

홍지화,미카엘라에게

 

보내준 편지 고맙게 읽었다.

김병엽신부님 이야기 나는 TV에서 보지 못했다. 그러나 이야기는 들었고 또 미카엘라가 이 편지를 통해서 소상히 이야기 해주니 참으로 감동적인 사랑의 삶을 살다가 가신 분이라는 느낌이 든다. 나보다 후배되는 신부이지만 인생살이에서나 사랑의 실천에서는 훨씬 앞서가신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본받고 싶은 분이다. 이 신부님의 이야기가 글을 쓰기 좋아하는 지화인지라 어느날 지화의 마음을 거쳐 작품으로 나타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방학 잘 지내고 건강하게 다시 만나게 되기를....

 

 

유대영에게

 

보내준 편지 고맙게 읽었네.

"우리가 하는 이 작은 봉사가 우리가 하는 기도에 힘이되게 하소서"라는 편지 제목이 의미심장하구나. 한글 서당에서 다시 시작한 봉사가 그런 기도에 힘이되어 주기를 빈다. 안녕히....

 

 

 

김윤선,헬레나에게

 

보내준 편지 고맙다.

우리 서로 주고 받은 편지들이 삶에 도움이 되었다니 참으로 기쁘구나.

언제나 진실을 찾아서 참된 삶을 살고자하는 헬레나에게 하느님께서 사랑 가득히 부어주시기를 빈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사랑의 도구되기를 바린다. 안녕히....

 

 

 

강화진,세라피나에게

 

보내준 편지 고맙다.

홍기환 베르나르도 신부님이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한번도 만나본 일이 없으면서도 오직 신부님은 우리 영혼의 아버지 된다는 생각만으로 그렇게 마음 아파하고 슬퍼진다니 참으로 아름다운 마음씨이다.  나도 병원에서  잠시 그 신부님을 본 일이 있다. 그러나 긴 이야기는 나누지 못하였다. 하루빨리 괘차되기를 기도드린다.

그럼 세라피나도 주님의 은총속에 건강하기를 ....

 

 

 

이정현에게

 

주일학교 교사로써 그렇게 열성적으로 봉사하니 참으로 기쁘다.

자신의 옛일을 생각하며 학생들이 피정을 통해서 주님의 은총을 가득히 받기를 기도하는 마음을 그 편지에서 읽을 수 있다.

주님이 언제나 함께 하시니 더욱 그러하지. 그럼 하느님의 사랑이 선생님과 학생 모두에게 가득하여 피정의 은혜가 아주 크기를 기도한다.

 

 

배미경에게

 

오랜만에 보내준 편지 기쁘게 읽었다.

나를 위해 감기걱정 해주니 고맙다.

미경이도 아무쪼록 건강하여 새롭게 시작된 이 2000년대를 씩씩하게 살아가기를, 그리고 주님의 사랑 가득히 받아 이웃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되기를 ....

 

 

이지연에게

 

보내준 편지 잘 받았다.

그 본당 게시판 이제 500번을 넘겼는지?

시간나는 대로 들어가 보지, 본당 게시판을 통해서 신자들이 형제적 사랑을 더욱 깊이 나누게 되기를 빌어 마지 않는다. 지연이가 그 성당의 신자들의 믿음과 사랑이 "불처럼 확 일어나도록" 간절히 기도한다니 꼭 그렇게 될꺼야. 안녕...

 

 

장지인에게

 

보내준 편지 고맙다.

진심으로 지인이의 홈페이지가 생겼다는 것을 축하한다.

그런데 이 할아버지에게는 거기 찾아가는 길이 너무 복잡하구나.

하지만 시간나는 대로 시도해 보마.

그럼 거기서 보자. 안녕...

 

 

 

아빠의 손을 빌려 편지를 쓴 아가에게

 

보내준 편지 잘 읽었다.

아기야. 참 신통하구나.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편지까지 쓰다니.

편지를 쓸수 있으면 자기 이름도 자기가 짓지 그래. 그런데 의문이 있다.

네가 남자냐? 여자냐? 너의 아빠가 지은 "마리"를 보면 여자인것이 분명한데 어떻게 알지?  내 생각에는 "은주"는 어떨까? 은혜의 구슬이라는 뜻이 되겠지. 하느님께서 너의 아빠 엄마에게 아름답고 예쁜 은혜의 구슬을 주셨고 또 일가 친척과 세상에도 귀염을 받는 은혜의 구슬이 될 것 같으니 그게 어때?  "김 은주" 듣기도 괜찮은 것 같다.

그런데 태어나기도 전에 너의 아빠 꿈은 대단하구나. 의사가 되어 가난하고 병든사람에게 봉사도 하고 태어나자 마자 유아세례를 받고 부활절 준비도 해야 한다니 성당활동, 복사까지도 한다니 너의 아빠 너를 위해 기도는 열심히 하지 않는다면서 너에 대한 기대는 굉장하구나.

그만큼 너의 아빠 너를 한없이 한없이 사랑하는 모양이다. 은총속에 태어나기를 이 할아버지도 기도하마. 그럼 태어난 다음에 어느 날 너의 얼굴 보게 되기를 기대한다. 아가야, 엄마 몸안에서 건강하게 자라기를 빈다. 안녕...

                     

                                        2000년 1월 16일

                                        혜화동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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