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납동성당 게시판

[환송사]주상배 신부님께-9월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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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납동성당 [pndc] 쪽지 캡슐

2000-09-20 ㅣ No.1012

   이글은

   9월 17일 11시 교중미사후  

   떠나시는 주상배 안드레아 본당신부님께 드리는 조칠성 베드로 사목회장 환송사를

   다시 옮김니다.

 

주상배 안드레아 신부님을 보내면서...

 

만나면 헤어지는 숙명 앞에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망설여집니다.

신부님과 함께 했던 6년이란 세월을 접어두자니 주마등처럼 떠오르는

지난날의 갖가지 일들이 눈에 선합니다.

 

부임 후 접방살이 성전에서 성전신축이란 대 명제를 풀어가겠다고 외치시던

50대 중년 성직자 안드레아 신부님!

 

주님께 바칠 성전 우리 힘 합쳐 함께 세워 보자고 하시던 신부님

 

성전 여기. 저기 손 닿지 않은 곳이 없고 우리 교우 한사람 한사람의 손잡으며

가진것 나누어 가자고 하시던 신부님!

 

정들은 우리 곁을 떠나시겠다니 웬말씀이십니까?

 

성전건립을 위해 몇차례 바자회를 열고 95년 대바자회 때는 198개 본당에

티켓을 팔고 신부님의 솟는 정성에 감동된 우리 교우들은 너도나도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분에 넘치게 주머니를 털던 기억이 나시는지요?

 

터 닦기를 마치고 기초공사를 시작하기 전까지 폐휴지를 모으고 많은 힘을

쏟았지만 그래도 22억이란 엄청난 금액이 부족하여 갈수록 태산이라던 신부님,

당신의 끊임없는 신념은 끝내 열매를 맺게 되었으니 그 감회, 기쁨의 눈물로

이 자리에 맺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백제의 옛 도읍지 강변 풍납동에 주님께서 거처하실 성전을 짓겠다고 하실 때

몹시 힘들어 보이셨습니다.

당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로 사회가 어수선할 때 였습니다.

하지만 신부님은 이에 개의치않고 서초동 본당을 시작으로 쉼 없이 여러 본당을

다니시며 모금강론을 하시던 일들 기억 나시지요?

 

신부님 첫 본당 강론에서  - 96년 서초동 성당 모금 강론에서 -

"저는 몇 해 전 심장병 수술을 받았습니다. 눈을 뜨지 못하고 숨을 쉬지 못하면

 죽는 것이지요. 아침에 눈을 뜰 때 ’아 살았구나!’ 하느님 감사합니다" 라는

기도 말씀에 이어 심장병 수술 후에는 지금처럼 건강한 몸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시기가 빠르냐 늦느냐겠지만 주님앞에서 세상 삶의 잘잘못에 대해서 심판을

받을 때 여러분들은 머뭇거림 없이 ’제가 서초동 본당에 다닐 때 풍납동 본당 성전

신축시 신축금을 내었습니다.’란 이말 한마디 만으로도 주님께서 많은 칭찬을

할 것이라고 하시고 "내집을 짓는데 봉헌 하였다면 열배 수십배 갚아주십니다."라는

말씀으로 끝맺음 하셨습니다.

그 결과 3억 5천만원이라는 거금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흔히 사람들은 자기 것은 선뜻 내어 놓기 싫어하면서 힘들고 어려운 일 마다하고

앞장서서 좋은 일에 발 벗고 나서거나 가진 것이 아깝지 않게 투자하는 사람들을

보고 시답지 않게 여기는 일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나 신부님의 희생 정신은

촛불이 자신을 태워 환히 비춰주는 그것이었습니다.

 

5년간 영명 축일 때, 신자들이 모아서 드린 물적 예물을 몽땅 성전 신축기금으로

봉헌 하시고 또 99년 신부님의 회갑연에 교우들의 정성 일천여만원 뿐 아니라

사비를 보태어 중국 교포 심장병 어린이 2명에게 새 삶을 열어 주셨습니다.

 

하지만 신부님!

이 순간이 지나면 우리가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가슴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치밀어 옴을 느끼기도 하고 눈언저리가 붉어짐은 무슨 이유일까요?

드는 정은 몰라도 나는 정은 안다는  옛 말이 새삼 가슴에 와 닿습니다....

언제나 영육간 건강하시어 영적지도 잘 해주십사고 기도하던 저희들을 애써

뿌리치고 돌아서야 하겠지요

 

신부님!

정녕 당신은 목자 이셨고 우리는 목자가 이끄는 대로 따라만 갔던 양이 아니었습니까?

저희와 함께 우리 자손들을 위해 하느님께 바칠 성전을 지으시느라 육적인

안위를 외면하시고 밤잠을 설치셨던 그 숱한 고생들을 잊으셨는지요

파아란 풀밭에 고이 쉬라 이끌고 시냇가에 맑은 물에 우리를 데려다 놓으신지

이제 한해가 지났습니다.

 

애써 힘드심을 감추시느라 고개를 돌리기도 하고 속상한 일을 오로지 하느님께

위로 받으며 짧지 않은 세월을 지내시느라 얼마나 애쓰셨습니까?

 

6년동안 몸담아 오신 저희들 곁에서 발길을 돌려함이 어찌 아 한마디로 위로가

되겠습니까

 

가시는 길목 마다 장미송이 탐스러이 곱게 피워 신부님과 더불어 벗 하기를

기도 드릴뿐입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2000년 9월  17일

 

             

          ’성전 완공 날을 기다리며’                ’빨간구두 아가씨’ 열창

     -1997년 겨울 어느날 -현 성전 마당 입구에서-       2000년 5월 야외미사에서

 

                                

         본당 축성식                                   심장병 수술 어린이와 함께

       (대주교님 집전)                                       (중국 동포)

       1999년 10월 26일                                   2000년 7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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