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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당신을아버지라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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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 [julli76] 쪽지 캡슐

2001-01-12 ㅣ No.2388

서른..         열네 시간을 기다려서야 자식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신을 믿지 않았지만 당신도 모르게 기도를 올렸습니다.

 

서른 여덟..  자식이 초등학교에 들어가 우등상을 탔습니다.

          당신은 액자를 만들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두었습니다.  

                  아직도 당신의 방에는 누렇게 바랜 액자가 걸려있습니다.

 

마흔 셋..     일요일 아침 모처럼 자식과 약수터로 올라갔습니다.

                 이웃사람들이 자식이 아버지를 닮았다며 인사를 건넸습니다.

                 당신은 괜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마흔 아홉..  자식이 대학 입학시험을 보러 갔습니다.

                 당신은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했지만,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쉰넷..          자식이 첫 월급을 타서 내의를 사왔습니다.

                  당신은 쓸데없이 돈을 쓴다고 나무랐지만..밤이 늦도록 내의를 입어 보고 또 입어봤습니다

 

쉰일곱..       딸이 시집을 가는 날이었습니다.

                  딸은 도둑같은 사위 얼굴을 쳐다보며 함박웃음을 피웠습니다.

                  당신은 나이 들고서 처음으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오직 하나 자식 잘되기만을 바라며 살아온 한평생

 

하지만,

이제는 희끗희끗한 머리로 남으신 당신..

 

우리는 당신을 아버지라 부릅니다.

 

 

 

오늘은  

우리 아버지 생신이시다..

여느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정말 정성스러우신 분..

아침에 선물을 드리는데 왜그리 눈물이 나는지..

나이 드신다는거 자연스러운 건데..

너무나 속상하다..

언제까지나 늙지 않구 건강히 웃으시며..

지금처럼 늘 함께 하는 자상한 우리 아버지이길..

 

아버지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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