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이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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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1동성당 [suyu1] 쪽지 캡슐

2005-10-27 ㅣ No.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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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의 숲 속 한 동네에 강아지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그 강아지는 너무나 더럽고 또 못생겼습니다. 오랫동안 길을 잃고 헤맸던지 강아지는 굶주림에 거의 죽어 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길을 잃고 헤매는 강아지들을 많이 보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어느 날 사람들은 우연히 강아지 목에 달린 이름표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이름표가 있는 것을 보니 ‘주인이 있을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하고서 강아지를 붙들고 이름표에 적힌 글들을 보았습니다. 강아지의 이름은 ‘밥스’였습니다. 그리고 그 밑에는 다음과 같은 글자가 적혀있었다고 합니다.

‘나는 이 나라 왕에게 속합니다.’

사람들은 놀랐지요. 이렇게 길을 잃고 굶주림에 죽어가는 이 강아지가 바로 이 나라 왕의 강아지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곧 경찰에 보고가 되었고, 잘 보호되어 왕에게 되돌아갔다고 합니다. 왕의 부처가 휴가를 왔다가 강아지를 잃어버린 것이라고 하네요. 강아지는 결국 왕궁으로 돌아갔고, 무서운 숲 속에서의 경험을 그치고 다시 행복하게 살 수 있었습니다.

무엇이 강아지를 주인과 만나게 했었나요?

강아지가 훌륭하게 숲 속에서 여러 날을 생존했기 때문일까요? 강아지가 왕에게 어떤 좋은 일을 했었기 때문일까요? 강아지가 왕의 경호를 잘 하기 때문일까요?

아니지요. 강아지가 주인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름표 때문입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름표를 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주인인 왕을 만날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이름표 덕분에 주인과 강아지가 서로 연결될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 역시 어디를 헤매든지 이름표만 확실하게 간직한다면 우리들의 주인이신 주님께 인도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우리들은 주님의 소유라는 이름표를 떼어버리려고 합니다. 그래서 대신 이 세상의 이름표를 달려고 하지요. 나를 드러내는 이름표, 내가 이 세상의 것에 속해 있다는 이름표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해서 이렇게 두 개의 이름표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해서 달 것인가를 묻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세상의 이름표를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 모습을 보시는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경고 말씀을 하십니다.

“내가 몇 번이나 네 자녀들을 모으려 했던가! 그러나 너는 응하지 않았다. 너희 성전은 하느님께 버림을 받을 것이다.”

주님께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께 속해 있다는 이름표를 선택해서 달라고 권하십니다. 그래야 어떤 상황 속에서도 당신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우리들이 계속해서 찾아서 달고 있는 이름표는 어떤 이름표일까요?

이 세상의 참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속했다는 이름표만 확실하다면 아무 것도 두려울 것이 없게 됩니다. 주님께서 계속해서 우리를 지켜 주시니까요…….

빠다킹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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