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 화

상급평의회[Con] 2006년 11월 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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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뚜스 [senatus] 쪽지 캡슐

2006-11-29 ㅣ No.43

 

 

Allocutio by Rev. Fr. Bede McGregor O.P.

Spiritual Director to Concilium


성모님을 알게 됨


때때로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이 살아가는 참으로 평범한 일상적인 환경 가운데서

아주 큰 은총을 주십니다. 이에 대한 예로서 마운트 멜러레이(Mount Melleray)에 가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이곳이 아일랜드의 유명한 시스터시안 수도원(Cistercian Monastery)인데 프랭크 더프와 조 가벳(Joe Gabbett)이 창건했습니다.

어느 날 프랭크 더프는 브렌단 신부님이라고 불리는 어느 수도사와 정원을 산책하고 있었습니다. 그 수도사가 말을 건넸습니다. “더프 형제님, 이곳에 머무는 동안에 읽어볼 만한 책이 한 권 필요하지 않습니까?” 그러자 더프는 “아, 그렇군요. ‘복되신 동정녀’에 관한 책이 필요합니다. 제가 이해하기에 너무 어려워도 안 되겠지만 신학서적 같은 것이면 좋겠습니다. 그 책을 읽고 성모님을 완전히 알 수 있었으면 합니다” 하였습니다. 수도사는 더프에게 꼰칠리오 신부님이(Father de Concilio) 저술한 「마리아를 앎」이란 책을 주었는데, 바로 이 책이 더프에게서 성모님에 관한 지식과 사랑의 새싹이 움트게 되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이 작은 사건에서 나에게 가장 큰 충격으로 다가온 것은 성모님을 보다 많이 알려고 하는 더프의 위대한 열정입니다. 이 위대한 열정을 하느님께서는 내버려두시지도 않았지만 못 본 체하지도 않으셨습니다. 레지오 단원으로서 우리들 역시 성모님을 보다 많이 알려고 애써야 하며 성모님을 아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면 무엇이나 해야 합니다. 이 위대한 은총을 얻기 위하여 어려움 중에서도 끊임없이 기도해야 합니다. 레지오 단원이 성모님을 보다 많이 알려고 노력하는 까닭은 다만 그리스도 신비체 안에서 성모님을 더욱 많이 사랑하고 성모님께 더 잘 봉사하기 위해서입니다.


성모님과 확실하게 친밀함을 이룰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교회의 전례에서 성모님의 축일을 지키는 것입니다. 교회력의 특징으로 성모님과 관계된 대축일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성모님께서 전례를 받아들이시고 따르신 것처럼 그리스도 신비체, 즉 교회 안에서 교회를 통하여 주님의 어머니이시면서 우리들의 어머니가 되시는 분에 관하여 가르치시는 주님의 말씀을 귀 기울여 들을 때 큰 은총이 있습니다. 지난 주 우리들은 성모승천대축일을 맞이했습니다. 이날 우리들은 그분의 영광 속에서 성모님을 만나게 됩니다. 천국에 사시는 성모님이 우리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는 여기서 단지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이 방법으로써 성모승천대축일은 우리들에게 크나큰 은총의 샘이 될 수 있습니다.

첫째, 이 축일은 하느님께서 우리들 각자를 위해 예비하신 최후의 운명을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들은 이승에서의 행복이 가끔 아무리 좋고 즐거운 것일지라도 그것만을 위해서 만들어진 피조물은 아닙니다. 우리들은 사람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어떤 한계를 뛰어넘는 방법으로 또 영원한 행복을 위해서 창조되었습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 성하께서는 성모승천대축일에 하신 말씀 중에 이렇게 강조하셨습니다. “성모 마리아는 모든 신자들이 본받아야 할 모범이시고 힘이 되어주시는 분이다. 그분은 우리들이 날마다 어려운 일들과 피할 수 없는 문제들을 마주할 때 힘이 되어 주시리라는 믿음을 잃지 않도록 우리들을 고무, 격려하신다. 성모님은 도움을 주시겠다고 우리를 안심시키시며 삶의 본질은 지상의 것이 아니라 천상의 것을 찾고 그리워해야 하는 것이라고 우리를 깨우치신다(콜로 3,2). 우리는 일상의 일들에 파묻혀 삶(human existence)의 목적이 자칫 이승에 있다고 믿는 위험 속에서 지낸다. 이승은 단지 잠깐 지나갈 뿐인데도 말이다. 그러나 천국은 이승의 우리들이 가고 있는 순례여정에서 진정한 종착점이다. 만일 우리들의 일상이 이와 같은 생각대로 된다면 우리 삶은 얼마나 종전과 다른 모습일까! 성인들은 이러한 삶을 살았다. 우리가 끊임없이 천국을 지향하는 마음으로 살 때 이승의 삶은 그것대로 가치를 갖는다. 왜냐하면 하느님 사랑의 영원한 진리가 이승의 우리를 비추기 때문이다. 성인들의 삶이 이것을 증명하고 있다.”

하늘나라로 가신 성모님은 인간 삶의 단 하나의 순수한 목표로 우리들을 인도하십니다. 성모님은 우리들이 천국에 들어갈 준비를 하도록 끊임없이 갈망하십니다. 또한 천국으로 향하는 이승에서의 여정에서 언제나 우리를 도우십니다.

레지오 단원인 우리들은 레지오의 중심적 사명이, 영원한 삶이 진정 무엇인지 서로서로와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 되새기게 하고 그들을 도와서 천국으로 인도하는 것임을 잊지 맙시다.


둘째, 성모승천대축일을 맞이하면서 우리들은 성모님을 통하여 이승에서의 갖가지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즉 우리가 성모님과 함께할 때 우리들 본래의 허약함과 악함을 궁극적으로 극복 승리할 수 있음을 알아야겠습니다. 우리들이 용서를 실천하려고 할 때 자신과의 싸움, 내적 상처를 잊고 분노에서 벗어나려 할 때 겪는 시련, 죄나 결함을 범하는 습관적 행위를 극복해 보려는 싸움, 예수님께 대한 사랑과 봉사를 싫어하는 버릇(우리들이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서 나타남)을 바로잡아 보려는 싸움, 사도직에서 필요한 넉넉함과 성실함을 잃지 않으려는 중단 없는 싸움 등 갖가지 싸움에서 천상의 성모님은 우리들 희망(바람)의 분명한 표지(標識)입니다. 우리들은 성모님 안에서 성모님을 통하여 결국 완전한 승리를 얻을 것입니다. 여기에는 어떤 종류의 의심도 없습니다.


셋째, 완전한 개인적 인성을 가지신 성모님의 승천대축일을 맞이하면서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그분의 모성이 극상(極上)의 아름다움으로 완성 실현되었음을 우리들이 기뻐하고 있습니다. 성모님은 그리스도 예수에게 속한 우리들을

단순히 신앙을 통하여 만나시는 것이 아니라 그분이 직접 보시는, 드러나거나 감추어진 우리 삶의 갖가지 모습, 상황과 국면(局面)마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와 만나십니다. 흠 없이 완전한 어머니이신 성모님은 우리들에게 성삼위의 무조건적이며 무제한의 사랑을 알려주십니다. 성모님은 이제 우리들에게 더욱 가까이 오셨습니다. 왜냐하면 그분이 우리들을 보다 분명하게 보시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성모승천대축일을 맞아 마리아가 인류 희망의 위대한 표지(標識)임을 레지오 단원인 우리 모두가 삶으로, 또 정성으로 선포할 수 있는 은총을 구합시다.


앞서 말한 내용을 정리하는 의미로 베네딕토 16세 교황 성하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이 훈화를 마치고자 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 시대 사람들이 점차 보다 많이 희망의 이 분명한 표지를 알도록 할 수 있을까? 오늘 자기는 결코 죽지 않을 것처럼, 혹은 이승에서 죽음을 맞이할 때 모든 것이 끝나버릴 것처럼 사는 사람들이 있다. 일부는 인간이 자기 운명의 유일한 결정자인 것처럼 처신하거나 하느님이 안 계시는 것처럼 처신한다. 그들은 가끔 이 세상에서 자신이 해야 할 어떤 일과 역할이 있다는 것도 부정한다.


우리 삶의 조건을 현저하게 개선하기는 했어도 과학과 기술이 인간 정신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주지 못한다. 사랑이신 하느님의 신비에 마음의 문이 열려 있을 때만 진리와 행복에 대한 목마름이 해소될 수 있다. 영원의 세계를 바라볼 줄 아는 사람만이 이승에서의 삶에 가치를 가질 수 있다. 특히 무엇보다도 인간의 도덕적인 취약성, 질병으로 인한 고통과 죽음의 신비를 바르게 이해하게 된다. 천상의 영광 중에 있는 성모님을 묵상하면 우리는 이승이 제일 좋은 고향이 아니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또 우리가 영원의 선(善)을 지향하는 삶을 산다면 어느 날 우리도 성모님처럼 천상의 영광에 동참하게 되리라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겪는 일상의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언제나 평정심과 마음의 평화를 잃어서는 안 된다.”


우리 레지오 단원들은 이웃들과 일상에서 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마리아의 승천대축일이 우리와 그들에게 무슨 의미를 갖는지 알려야 합니다. 성모승천대축일은 우리들에게 엄청난 희망의 샘(源泉)이며 희망의 분명한 표지(標識)입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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