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성당 게시판

바위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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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준 [bamtol] 쪽지 캡슐

2000-11-23 ㅣ No.3149

♡ 바위와 나무의 사랑이야기 ♡

 

해변의 절벽.......

오랜 풍화 작용을 견디다 못한 바위들이

쩍쩍 갈라져 떨어져 내리는 곳........

어느날 그 틈에서 파란 싹이 돋아 났습니다...

 

 싹  ː 나 여기서 살아두 돼?

바위 ː 위험해!! 이곳은 네가 살 곳이 못돼..

 싹  ː 늦었어.. 이미 뿌리를 내렸는걸...  

바위 ː ...........

바위 ː 넓고 넓은 세상을 놔두고 왜 하필 여기로 왔어?

 싹  ː 운명이야.. 바람이 날 여기로 데리고 왔어..

 

그 좁은 틈에서도 나무는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나무 ː 나 이뻐?

바위 ː 응.. 이뻐...

 

바위는 나무를 볼때 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바위 ː 다른 곳에 뿌리를 내렸으면 정말 멋있는 나무가          

        되었을텐데..

나무 ː 그런말 하지마.. 난 세상에서 이곳이 젤 좋아..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무는 고통스러웠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물이 부족해 졌습니다..

 

바위 ː 뿌리를 뻗어 좀 더 깊이..

 

바위도 고통스러웠습니다..

나무가 뿌리를 뻗으면 뻗을수록 균열이 심해졌습니다..

나무와 바위는 그렇게 수십년을 살았고

이윽고 최후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바위 ː 나무야!! 난 더이상 버틸 수 없을 것 같아..

나무 ː !!

바위 ː 난 이곳에서 십억년을 살았어..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겠어..

        난 너를 만나기 위해 십억년을 기다렸던거야..

나무 ː ...........

바위 ː 네가 오기전에 난 아무것도 아니었어..

        네가 오고나서 난 기쁨이 뭔지 알았어..

나무 ː 나도그랬어.. 이곳에 살면서 한번도 슬퍼하지             

        않았어..

 

그날 밤엔 폭풍우가 몰아쳤습니다..

나무는 바위를 꼭 끌어 안고 운명을 같이 했습니다..

 

♡ 당신이 내 가슴에 뿌리를 내린다면  나는 당신을 위해      

   날마다 쪼개지는 바위가 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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