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관동성당 자유게시판

손톱에 낀 때를 보며...(지도 잘 다녀왔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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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숙 [nomary] 쪽지 캡슐

2001-07-18 ㅣ No.1486

 오늘 하루 종일 비몽사몽 헤매다가 만난 사람중에 누군가가 저의 손을 보며 ’해도 너무하는군...’ 이라는 표정을 짓길래... 그 시선을 쫓아 제 손을 보니 손톱에 아직 지워지지 않은 흙물이 남아있었습니다.

 근데 민망하기 보다는 씨익~^^ 웃으며 ’어~ 이거~’하며 큰 웃음을 지을수가 있었답니다~

 ’때’라함은 어릴 적부터 더러운 것이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남에게 안보이려고 했던 것 같은데... 농활 마지막 파견미사 때 일을 하시다가 달려오신 수녀님의 손톱 밑에 꺼멓게 남아있던 흙을 보며 그 손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사랑스럽던지 한번 꼬~옥 잡아드리고 싶었답니다~

 저는 한 며칠 일 했다고 큰희생을 한 것처럼 생생내며 아프다고 낑낑대는데... 수녀님들께서는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청산에서... 한낮에 뙤약볕을 가릴 그늘조차 없는 들판을 벗 삼아 하느님 사랑을 전하고 계셨습니다...T.T

 오늘 오후 내리쬐는 햇빛 속을 걸으며 으~음~ 밭이 이젠 얼추 말라서 수녀님 발이 덜 빠지시겠군... 이라는 생각도 들며... 이번 여름엔 밭에서 일하고 계실 수녀님들 생각을 하며 배부른 더위 투정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수녀님께 죄송한 생각이 들어서~

 사실은... 힘껏 호미를 내리치면 땅이 파일 줄 알았는데... 뭔가가 꽂히는 느낌과 더불어 나오는 쪼개진 감자들~^^; 다 켄 줄 알았던 땅에서 비온 후 모습을 드러낸 한바구니가 넘는 감자들~^^;

 흐흐흐~^^ 저희는 나름대로 도와드리는 줄 알았더니... 혹시 수확량이 줄어들 거나... 감자 등급(?)이 낮아진 건 아닐런지...

 그래도 저희의 땀을 사랑하시는 수녀님 덕에 노동의 소중함을 느끼며 어디에서나 함께 하시는 하느님을 다시 한번 가슴에 묻고 돌아오게 되었답니다~~~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하던가요~!!!

저희 석관동 사람들 너무 아름다워요~^^

샘터엔 수녀님들과... 하시면서 한여름의 갈증을 풀어주실 것을 잔뜩 싣고 오셨던 박선용요셉 신부님~ 감사합니당~^^

일만이 아니라 혈흔이 낭자한 한판 승을 이끌기 까지 하시던~ 생각보다 날렵하신 안사노 신부님(돌아간다 모시기 게임을 함께 하신 분들은 다 알쥐요~)

본당 일도 바쁘실텐데 시간 나실 때마다 오셔서 저희 밥도 해주시고 같이 밭일도 하신 수녀님~

항상 청년이 가는 곳엔 바쁘신 시간들 다~아 내어주시는 우리의 영원한 젊은 오빠~ 펠릭스 위원님~

흐흐흐~ 첫날을 떠들석하게 장식해준 삼 요셉~~~ 아마 그날 참이슬 병뚜껑 이어서 불을 껏지요~?!

하하하~ 항상 감동적인 밥을 마련해주신 밥조 분들~ 특히 신혼의 황금시간을 저희와 함께 해주신 새신랑~ 새신부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아델라 언니 고마워요~ 형부도~~~

그라고~ 아무 말도 않고 너무나 열씨미 일만 하던 미스농활 은희양~

아무도 모른채 하느님만 믿고 낯선 사람들 사이에 와서 너무나 열씨미 일하며 친해진 미스터 농활 최병일 요셉 형제님~

흐흐흐~~~ 비가 와서 무료해진 우리를 거의 뒤집어지게 만든 개인기의 황제 성가대의 탁오빠~

아참~~~ 우리가 술을 마시던 한밤중에 혼로 차를 몰고 포천역에 사람을 데리러 나가다가 그만 물웅덩이에 차가 빠지기 까지한 에너자이저 성가대의 서동영 예로니모 형제님~

그라고~~~ 이번 농활 시작에서 끝까지  온 힘을 다하며 마련해 준 협의회의 용훈 회장님과 은정 부회장님께 다시 한번 박수를 보냅니다~

 

이러다가 밤을 샐 것 같군요...

본인의 이름이 없다고 넘 삐지지 마서요~

우리의 마음 속에 이미 아름다운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는 걸요~

이래서 제가 석관동 성당을 사랑하나 봅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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