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십리성당 게시판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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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하 [domini0727] 쪽지 캡슐

2005-02-10 ㅣ No.3313

정월 초이튼날입니다. 교우 여러분 설 명절 잘들 쇠셨습니까?

지난번에 저가 이 난에 '믿는다는 사람들이 어째 ㅉㅉㅉ' 글을 올렸더니 무려 100여명이 조회를 했기에 나중에사 깜짝 놀라서 신부님께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며 글을 내려달라고 부탁드려서 운영자님께서 지워주셨더군요. 고맙습니다.

 

아무리 바른 얘기라 하더라도 별로 아름답지 못한 본당얘기가 밖으로 나간다는 것은 좀 생각해봤어야할 일이었는데 제가 참을성이 부족하다보니 그만...죄송합니다.

이번 기회에 여러본당 홈페이지를 두루 살펴봤는데 우리 답십리성당 홈페이지가 그래도 제일 잘 나가는 홈피더군요. 글도 많고, 읽는 이들도 많으시구.....딴 성당 홈피는 글은 제법 올라가는 것 같은데 며칠동안의 조회회수가 0 이더라구요. 아무도 안봤다는 얘기잖아요.

 

외국에 가서 보면 초중고등학교가 대부분 종교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더군요. 사립은 거의 100%, 그리고 공립은 3분의 2이상이 그렇더군요. 하기사 국교(國敎)가 있는 나라들이다 보니까 그런 면도 있겠지만.....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는 데는 어릴 때의 인성(人性)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다 잘 아는 상식입니다. 그러나 막상 자식을 길러보면 성당보다는 학원에, 신앙보다는 공부에 더 관심을 갖는 것이 보통이고 아이들이 먼저가 아니라 우리들 어른들이 먼저 잣아내는 일이기도 합니다. 목전의 결과에만 급급해서 말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지나간 시대에서는 통했을지 모르나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에는 통하지 않는 우리 어른들의 낡은 사고(思考)에 불과합니다.

 

"제3의 물결"이란 책으로 오늘을 예언해 적중시킨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 교수는 앞으로 지식보다는 감성을 중시하는 문화의 시대가 온다는 것을 주장했고 지금부터 이미 그 현상이 일부분씩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일본열도를 흥분시킨 겨울연가 배용준의 '욘사마 열풍'이며, 우리가 흔히 말하는 韓流또한 토플러가 말한 감성의 물결이기 때문입니다.

다시말해 앞으로 오는 시대는 知性보다는 感性이 인간을 지배하는 그런 시대가 온다는 것입니다. 그 시대에는 지식이나 학벌을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됨됨이가 어떠냐. 인간관계가 좋으냐. 남과 조화를 잘 이룰 수 있느냐, 창의력이 있느냐 하는 점등을 더욱 눈여겨보는 세상이 온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를 오늘처럼만 생각하고 아이들의 목표를 지성이나 지식연마에 두고 성당보다는 학원, 신앙보다는 공부에 아이들을 치중시키는 부모님들께서 멀지않은 날 땅을 치며 한탄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지난 주일 교중미사 신부님 강론서두에 주일학교에 아이들을 보내시라는 말씀이 바로 그런 뜻이었음을 우리는 깨달아야 합니다.

하나의 예를 들어 보면요 60년대 기독교계통의 사립고등학교와 종교교육을 전혀 안하는 일반공립고등학교를 다닌 동기동창생이 각각 360명씩인 B학교와 Y학교의 "동기동창생 송년회"를 대비해 보면 성경을 배우고 채플에 참석시킨 B고교는 4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90명이 가깝게 모임에 나오는데 서울대 합격률이 훨씬 높았던 Y고교의 경우 50명이 채 나오지 않는다 겁니다. 물론 동창회 나오는 것 가지고 비교한다는 것은 무리 입니다. 하지만 자녀결혼이며 애경사 등 끈끈한 정도 종교교육을 받은 B학교가 그렇지않은 Y고교보다 월등하게 좋다는 것은 이미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도 밝혀진 사실이기도 합니다. 

 

어제 파주에서는 설명절에 형제 간에 총을 난사하여 살상을 한 아주 끔찍한 일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땅값이 오른게 죄라지만 3분의 1을 팔아서 몇억을 챙겼다면 혼자 사는 형님한테 한 1억 주었으면 그런 일 없었을 것 아닙니까? 그런 꼴을 당하고 몇십억이 있은들 그 사람이 사람꼴 하고 살겠습니까? 

 

이제는 성과주의 일변도의 군사문화 잔재도 사라질 겁니다. 과정이야 어떻든 결과만 좋으면 오케이다 하던 그런 시대가 아니라 결과가 좋더라도 하는 과정에 잘못이 있으면 벌을 받고 결과마저도 인정받지 못하는 그런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자녀들을 과거 우리들 생각의 틀에 메어놓고 아이들을 키우려 하지 마시고 그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에 맞춰서 교육 시키는 현명한 부모가 되어야하지 않겠습니까? 어차피 그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인데....

 

외국, 특히 천주교를 국교로, 불교나 기독교를 국교로 아이들에게 종교교육을 통해 인성교육을 하는 나라가 우리보다 따뜻한 나라임을 보시면 아시지 않겠습니까?

학원보다는 주일학교에 보내는 현명한 선택을 바랍니다. 을유년 한해 모쪼록 복 많이 받으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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