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동성당 게시판

부활 제2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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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2-04-06 ㅣ No.847

부활 제2주일(가해. 2002. 4. 7)

                                                제1독서 : 사도 2, 42 ∼ 47

                                                제2독서 : 1베드 1, 3 ∼ 9

                                                복   음 : 요한 20, 19 ∼ 31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오늘 복음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지 못한 토마 사도는 예수님의 부활을 전해주는 제자들에게 "나는 내 눈으로 그분의 손에 있는 못자국을 보고 내 손가락을 그 못자국에 넣어 보고 또 내 손을 그분의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라고 말합니다.  이 말 한마디가 그 토마 사도를 2000년 동안 의심 많은 이들의 대명사처럼 '의심 많은 토마'라고 부르게 했습니다.  토마 사도는 주님을 의심했지만 또한 믿었습니다.  그 믿음으로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이라는 가장 확실하고도 진실된 신앙 고백을 합니다.  이와 같은 그의 믿음의 표현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지금도 미사 중 성체가 드러올려질 때마다 바치고 있고, 종말에 이르기까지 즐거이 바치게 될 하나의 기도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왜 토마 사도는 자신과 함께 동고동락한 제자들의 말을 믿지 못하였을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토마 사도와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잡히실 때 도망갔습니다.  말로 배반한 베드로나, 돈을 받고 예수님를 팔아 넘긴 유다만이 배반자가 아니라 예수님께서 잡히실 때 도망간 모든 제자가 배신자, 배반자입니다.  그들은 유다인이 무서워 다락방에 숨어있었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다닐 때 어깨에 힘주고 자신 있게 다녔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잡히시고 돌아가시자 그들은 숨었습니다.  무서움에 떨고 있는 그들에게 예수님께서 나타나셨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예수님을 뵈었는데도 아직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뵙지 못한 토마 사도는 이러한 제자들의 모습을 보고 예수님을 뵈었다는 그들의 말을 믿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토마 사도의 불신앙은 바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고도 부활의 기쁨을 나누지 못하고 다락방에 숨어있는 제자들의 모습에서 오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다면 예수님과 함께 있을 때처럼 어깨를 펴고 자신 있게 구원을 전해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한 제자들의 모습에서 의심하게 하는 것입니다.

 

  제자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을 본다는 것은 커다란 선물이었습니다.  토마 사도나 다른 제자들이나 모두, 예수님을 뵙고 그들의 마음이 부활에 대한 확신을 얻게 되고 기쁨과 평화를 얻은 것입니다.  그런데 그리스도를 본 적이 없는 초기 그리스도교 신자들도 행복했습니다.  그들은 보지 않고도 믿었기 때문입니다.  보지 않고도 믿는 이들의 기쁨을 오늘 제2독서에서 베드로 사도는 "그리스도를 본 일이 없으면서도 그분을 사랑하고 그분은 보지 못하면서도 믿고 있으며 또 말할 수 없는 영광스러운 기쁨으로 넘쳐 있습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보아도 믿기 어려운 것이 세상입니다.  그래서 눈을 뜨고 있어도 코베어가는 세상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보고도 믿기 힘든 세상.  이러한 세상에 보지 않고도 주님을 믿게 된 것은 부활하신 예수님의 은총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하였습니다.  그리고 부활의 기쁨을 생활로 드러냅니다.  우리가 언제나 동경하는 삶의 모습을 오늘 제1독서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옛 생활을 끊어 버리고, 마음의 일치를 이루며, 함께 나누고, 사도들의 가르침에 열중하고, 성찬의 전례와 기도에 전념하였다고 전합니다.  이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초대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모든 사람이 우러러보게 되었다고 전합니다.  이것은 토마 사도에게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못하게 한 것이 사도들의 두려움이라면, 예수님의 부활을 보지 않고도 믿고 살아가는 이들을 보면서 기쁨을 얻었고 하느님을 믿는 이들이 있습니다.  우리도 우리의 삶을 통해 주님의 부활의 기쁨을 나누어야 하겠습니다.  초대교회의 신자들의 삶이 우리 안에 드러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도 주님의 부활에 참여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생활 속에서 부활한 생활은 먼저 타인을 용서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미움을 끊어버릴 때 평화와 기쁨이 찾아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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