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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국 [skpaul] 쪽지 캡슐

2002-12-18 ㅣ No.201

 

출근길에 있었던 일이다.

 

옆 차가 바짝 붙어 지나가면서

 

내 차 문짝을 '찌익' 긁어 놓고 말았다.

 

나는 즉시 차를 멈추었다.

 

 

 

상대편의 차를 운전하던 젊은 부인이

 

허겁지겁 내리더니 내게 다가왔다.

 

많이 놀랐는지 얼굴빛이 사색이 되어 있었다.

 

미안합니다.

 

제가 아직 운전이 서툴러서요. 변상해 드릴게요.

 

그녀는 잘못을 인정하였다.

 

 

 

하지만 자기 차 앞바퀴가 찌그러진 것을 알게 되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이틀 전에 산 새 차를 이렇게 찌그러뜨려 놓았으니

 

남편 볼 면목이 없다며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다.

 

 

 

나도 그녀가 참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사고 보고서에는 운전 면허증과 보험관계 서류등에 관한

 

내용들을 함께 기록해야 하기 때문에

 

그녀는 필요한 서류가 담긴 봉투를 꺼내려고

 

운전석 옆의 사물함을 열었다.

 

 

 

그리고는 봉투속에서 서류를 꺼냈다.

 

이건 남편이 만약을 위해서 필요한 서류를 담아둔 봉투예요

 

그녀는 또 한번 울먹였다.

 

 

 

그런데 그 서류를 꺼냈을 때 제일 앞장에 굵은 펜으로

 

다음과 같은 커다란 글씨가 적혀 있는 것이 아닌가.

 

 

 

여보, 만약 사고를 냈을 경우에 꼭 기억해요.

 

내가 가장 사랑하고 걱정하는 것은

 

자동차가 아니라 바로 당신이라는 사실을.

 

 

그녀의 남편이 쓴 글이었다.

 

 

 

내가 그녀를 다시 쳐다 보았을 때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요?

 

물건일까요? 사람일까요?

 

내가 지금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오늘 하루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대림 잘 보내시고 기쁜 성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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