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창동성당 게시판

김종원 신부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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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elf0130] 쪽지 캡슐

2001-03-02 ㅣ No.214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가 아름다웠다   

 

 

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

애인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 놓아야 한다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을 쳐다보고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 같은 약속도 한다

이슬 속으로 어둠이 걸어 들어갈 때

하루는 또 한 번의 작별이 된다

꽃송이가 뚝뚝 떨어지며 완성하는 이별

그런 이별은 숭고하다

사람들의 이별도 저러할 때

하루는 들판처럼 부유하고

한 해는 강물처럼 넉넉하다

내가 읽은 책은 모두가 아름다웠다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가 아름다웠다

나는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

떨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내 아는 사람에게

상추잎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다

                                                             ♣어느시인♣                       

 

신부님 놀라셨죠?

조금은 이른 감이 있지만 성급한 마음에 이렇게 인사 올립니다

신부님의 영전을 진심으로 츄카 드리구요, 지니신 풍채 만큼이나 넉넉하시고 인자하신 신부님의 모습 잃지 않으시기를, 그리고 항상 주님께서 영육간에 강건함을 주시기를 기도 드릴께요.

안녕히 계세요.

 

 

ps 저희들 신부님 뵈러 가면 거하게 쏘실꺼죠?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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