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일동성당 게시판

아내와 나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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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환선 [mico] 쪽지 캡슐

2000-01-31 ㅣ No.953

<아내와 나>

 

아내가 설겆이를 하며 말했다. "애기 좀 봐요~~!!"

그래서 난 애기를 봤다. 한시간 동안 보고만 있다가 아내에게 행주로 눈탱이를 맞았다.

 

아내가 청소를 하면 말했다. " 세탁기 좀 돌려요~~!!"

그래서 난 낑낑대며 세탁기를 빙빙 돌렸다. 힘들게 돌리고 있다가 아내가 던진 바가지에 뒤통수를 맞았다.

 

아내가 TV를 보며 말했다. "커튼 좀 쳐요~~!!"

그래서 난 커튼을 툭 치고 왔다. 아내가 던진 리모콘을 피하다가 벽에 옆통수를 부딪쳤다.

 

아내가 빨래를 널며 말했다. "방 좀 훔쳐요~~!!"

그래서 난 용기있게 말했다. "훔치는 건 나쁜거야.." 아내가 던진 빨래바구니를 피하다 걸레를 밟고 미끄러져 엉덩이가 깨졌다.

 

아내가 아기를 재우며 말했다. "애기 분유 좀 타요~~!!"

그래서 난 분유통을 타고서 끼랴끼랴 했다. 아내가 던진 우유병을 멋지게 받아서 도로 주다가 허벅지를 꼬집혀 퍼런 멍이 들었다.

 

아내가 만화책을 보던 내게 말했다. "이젠 그만 자요.."

그래서 난 근엄하게 말했다. "아직 잠도 안들었는데 그만 자라니..?" 아내의 베개 풀스윙을 두대 맞고 거실로 쫓겨나 소파에 기대 울다 잠들었다.

 

아직 잠에서 덜 깬 아내가 출근하는 내게 말했다. "문닫고나가요~~!!"

그래서 문을 닫았다. 나갈수가 없었다. 한시간 동안 고민하며 서 있는데 화장실 가려던 아내가 보더니 엉덩이를 걷어차고 내쫓았다.

 

아기 목욕을 시키려던 아내가 말했다. "애기 욕조에 물좀 받아요~~!!"

그래서 애기 욕조에 담긴 물을 머리로 철벅철벅 받았다. 아내가 뒤통수를 눌러서 익사할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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