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明洞聖堂) 농성 관련 게시판

8월 13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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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환 [franco2] 쪽지 캡슐

1999-08-13 ㅣ No.147

  어제 모 TV에서 "국회상임위와 본회의가 13일의 금요일을 무사히 넘길까?"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 국회는 국민의 삶을 위한 국민의 대표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왜 이런 걱정들을 해야 하나?

  "재외동포 특별보호법"에 대한 항의, "농.축산.인삼협 통합법 반대 활복",

"의료보험 재정통합법" 저지 농성, "교육개악 저지" 등, 도대체 왜? 하는 일들이 이 모양인지..........?

 

  08:10 - 우리민족 서로돕기운동 재외동포대책위원회의 농성장을 찾았다.

어제 몇 가지 지켜달라고 이야기 했던 부분들이 지켜지지 않았다. 서경석 목사와 김해성 목사에게 "이렇게 되면 도와 줄 수 없지 않느냐?"고 말하자, 즉시 시행하겠다고 말한다. 어제 말하길 오늘 철수한다고 했는데 상황이 어떠냐고 묻자, 청와대와의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국회 상임위는 조선족과 고려족을 제외하고 법률안을 통과 시켰다고 말한다. 이제는 어떤 방법으로 이에 맞서겠느냐고 묻자, 단식은 이미 하고 있으나 별 효과도 없고, 천막농성을 한다고 해결되지도 않고, 하는 수 없이 오늘부터 하루 4시간씩 거꾸로 메달려 투쟁하겠단다. 4명이 1시간씩 교대로 메달리기 농성을 하겠단다. 무더위에 조심하라고 이야기 하고 헤어졌다.

 

  10:00 - 일간지의 기자들과 MBC 기자가 도착하자 곧 메달리기 농성이 시작되었다. 철물 구조 삼각대에 거꾸로 메달려 "인간이하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면서 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냈다. 17:30경 만난 서경석 목사는 상기 되었다. 모든 일간지도 이를 다루었고, TV에서도 다루었으니, 내일 국회 본회의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지 안을까 생각한다며, 거꾸로 메달리기 농성을 생각해낸 것에 기뻐했다. 그 기쁨만큼 우리 동포들에 대한 애정이 모든 국민들에게도 삶의 기쁨이기를 기대해 본다. 21:00 현재 천막 2동에 50여명의 조선족과 함께 여전히 단식농성을 하고 있으며, 내일도 거꾸로 메달리기는 계속된다고 힘주어 말한다.

 

  16:00 - "의료보험 재정통합 저지"를 위해 2,000여명의 전국의료보험노조가

들어와 시위에 들어갔다. 의료보험통합을 위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은 직장의보와 공무원,교직원의보 재정통합을 2년간 유보하고,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과 기준을 현행처럼 추정소득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전국의료보험노조는 재정통합에 대한 저지를 선언했다. 1시간여의 농성을 마치고 자닌 해산했다.

 

  18:10 - 축산업협동조합노조 1,800여명이 집결했다.

어제 있었던 신구범 축산업협동조합 중앙이사회 회장의 농,축산업, 인산협회의 통합법 저지를 위한 활복"으로 국회 앞에서 격앙된 시위를 벌이던 축협노합 노조가 급기야 경찰과 난투극을 벌여 지도부 4~50여명이 연행되고 3~40여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경찰들도 다수 부상을 당해 더 이상 국회 앞에서의 농성이 불가능해 이곳으로 옮겨 왔다는 것이다.

  지금의 성당사정을 보아서 알겠지만, 또 지난번 상황을 겪어보아서 알겠지만(7월 13일-14일자 참조)

이곳이 이런 대규모 농성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은 잘 알지 않느냐고 말하자, 모두 알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으니 오늘 하루만이라도 쉬게 해달라는 것이다. 어제부터 철야로 농성을 했고

밥도 못 먹었다는 노조 위원장과 부위원장의 모습은 너무도 지쳐 보였다. 힘겹게 말하는 그들에게 더 이상의 말은 무의미 했다. 먼저 식사를 하고, 오늘 하루는 아무생각 말고 편히 쉬고, 내일 다시 이야기 하자. 그리고는 서로 편히 쉬기 위해 몇 가지 유의사항을 전달해 주었다. 지난번 2,500여명을 이끌고 성당을 찾았을 때의 문제점들에 대해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었다. 최대한 노력하며 쉬겠단다.

 

  21:20 현재 저녁식사를 마친 노조원들이 지쳐 이곳저곳에서 쓰러져 잠을 청하고 있다. 이 무더위에 이 무슨 일인가? 국회가 국민들을 위해 있는 것인지?

그동안은 잘 쉬고 있어 별 문제가 없더니, 아주 오랜만에 활동을 시작한 국회가

온통 국민들을 들 쑤셔 놓았다. 또한 국회의사당은 국민들의 의향을 위해 국민들의 세금으로 만들어 놓고 국민들이 필요한 요구사항들을 말하고 있는데 어찌 공권력으로 이들을 내어 쫒는단 말인가? 하~~~, 민심은 천심임을 잊고...

저 지처 쓰러지고, 같은 형제끼리 치고박으며, 가슴 쓰려하는 국민들은 어떻게 하라고 그러는지.....?

 

  오늘 하루를 겪어본 서경석 목사의 한 마디, "이곳이 이런 곳인 줄 몰랐습니다. 참 대단한 곳이군요.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곳이군요. 하지만 신부님은 참으로 괴롭겠습니다. 저희들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래서 일까? 축협의 2동의 천막을 좁은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좁혀 바로 옆에 칠 수 있도록 배려해 준다. 힘들고 어려운 투쟁이지만, 무더위가 짜증을 불러 일으키지만 이러한 배려는 가슴 훈훈하게 서로를 위로해 준다. 이런 맞도 없다면 이 삭막한 세상 어떻게 헤쳐 나가겠는가!! 13일의 금요일은 이렇게 무덥고 힘겨운 하루였지만, 이곳에서의 투쟁은 겪일 줄 모르고 내일을 향해 고요속으로 잦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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