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하느님 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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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청년성서모임의 전세실입니다.
( 중고등부의 그 세실이지요.)
지난 주말에 봉사자 피정을 다녀왔습니다.
요즘 스스로 지쳐있다고 믿고 있었던 터라 그런지
많은 기대를 하고 열린 마음(?)으로 참여한 탓인지
참 좋은 시간들이였습니다.
하느님 나라
이번 피정의 주제는 하느님 나라였습니다.
마태오 복음의 산상수훈을 위주로
하느님 나라에 대한 강의도 듣고 나눔도 하고
결국 내린 결론은 하느님 나라는 우리 안에서 이미 시작되었고,
또 완성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지요.
예전엔 말로만 알고 지나갔던 사실이지만, 피정을 받고 나니
하느님 나라 선포에 대한 의무감 및 긍지가 마구마구 생기더군요.
에고고 사실은 월요일날 벅찬 느낌들을 남기고 싶었는 데
사정상 며칠이 지나버리니까 조금은 ...
사실 이번 피정 후에 제가 얻은 것은 하느님 나라 보다도
제 자신에 대한 커다란(?) 발견이었습니다.
피정가서 엄청 울었습니다.
뭔가 깨달아서가 아니라 제 감정에 사로잡혀 마구 울었었습니다.
지난 주에 작년에 저희 교리반이었던 학생이 스스로 하느님 곁으로...
처음에 우리 동네에서 어떤 아이가 성적때문에 자살하였단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는 친구에게 " 치,그런 아이두 있구나."라고 말했었습니다.
그런 후에 설마 우리반 아이들은 아니겠지란 생각이 자꾸 들더군요.
근데, 금요회합 시간에 그 아이의 이름을 들었을 때
너무나 놀라 눈물만 나오더군요
피정 전에도 가끔 저를 우울하게 만들던 그 아이가
피정 중에도 자꾸 떠오르더군요.
그건 감정일 뿌이다 잘 무시(?)를 하며 피정을 받다가,
하느님 나라에 대한 확신이 서는 순간
그 아이에 대한 안타까움이 저를 슬픔으로 몰아 넣어 버렸습니다.
그 아이가 이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느끼지 못하고 떠났다는 게...
그 감정이 저를 사로 잡아 피정 막판엔...
제가 거기에 걸려 주저안지 않도록 해달라 기도드리며
저를 진정시켰습니다. 어느 순간 냉정해 지더군요.
집에 와서 또다시 그 아이 생각에 슬퍼하며,
엄마께 다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제가 그 아이의 죽음을 슬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 속에 있는 내 모습을 슬프게 만들고
자꾸 남들에게 보이려 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어릴 적 이야기까지 꺼내가며 엄마와 함께 내린 결론은
저는 슬픔 이란 감정 속에 제 자신을 밀어 넣기를 좋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그렇더군요. 내가 왜 슬퍼하는 지도 모르면서 눈물 흘리고,
또 어느 순간엔가 웃고 있는 제 모습.
스스로 슬픈 상황에 있길 만들어가는 저의 모습
그 모습을 직시하고 나니, 다시 일어설 수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의 죽음이 안타깝습니다. 슬프기도 합니다.
그러나, 거기에 걸려 주저 앉지 않으렵니다.
그 아이가 느끼지 못하고 갔을 하느님 나라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더 완성(?)시켜 나가기 위해, 더 열심히 살아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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